[천자 칼럼] 레이더

입력 2016-07-13 18:07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레이더(radar)는 전자기파(電磁氣波)를 방사한 뒤 표적에서 반사된 신호를 수신해 표적의 위치, 이동방향, 속도 등의 정보를 탐지하는 장비다. 적 비행기의 영공침투를 감시하고 아군의 전투기, 방공포 등 대공무기를 통제하기 위해 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됐다.

레이더는 방어체계에서 ‘눈’의 역할을 하는 막강한 무기다. 영국이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 독일에 지지 않은 것, 또 독일 U보트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이 모두 레이더 덕분이었다. 태평양에서 레이더로 무장한 미국 해군은 일본 해군을 압도할 수 있었다.

현대전도 레이더가 승부를 가른다. 레이더가 장착되지 않은 전투기는 조종사가 적기를 볼 수 있을 때까지 레이더 부대가 직접 관제를 해야 했다. 20세기 말부터 실전배치된 F15 같은 전투기들은 자체 레이더로 수십㎞ 밖의 적기를 탐지해 교전할 수 있다. 현존 세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22 랩터의 경우 자체 레이더로 370㎞ 밖 전투기를 탐지한 기록도 있다.

민간 분야에서도 레이더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상레이더는 빗방울이나 눈송이로부터 반사되는 반사파의 전력 밀도를 측정해 해당 지점의 비구름 정돋?측정하고 강수량을 예측한다. 골프 중계에서 선수가 공을 치자마자 공이 떨어지는 지점을 예측하는 곡선이 그려지는 방송화면을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레이더를 이용한 것이다. 공이 맞는 순간부터 각종 정보를 레이더가 수신하는 동시에 이전 데이터와 조합해 낙하지점을 예측한다. 적진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궤도를 추적하는 원리와 같다.

문제는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다. 1980년대부터 각종 전자기기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유해하다는 주장이 자주 나오면서 레이더도 논란에 휩싸여왔다. 분명한 것은 치료용 X선이든, 전자레인지이든 전자파를 장기간 직접 쬐면 유해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자파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를 정확히 측정하고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드 배치가 확정되면서 레이더 전자파에 대한 근거 없는 괴담이 돌고 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전자기파 보고서’는 군사용 레이더 전자기파에 노출되는 것이 인간의 수명을 단축시킨다거나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찾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스피드건 전자파 때문에 담당 경찰들의 고환암이 늘고 있다는 속설까지 있다”며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것과 실제로 나타나는 위험은 잘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속설과 괴담에 또 휘둘리고 있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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