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겨울왕국' 홋카이도? 지금은 '꽃의 천국'!

입력 2016-07-31 15:57   수정 2016-08-02 18:38

일본 홋카이도 렌터카 여행

라벤더·루피너스·포피·마리골드
꽃으로 만든 거대한 카펫 위를 걷다

'사색의 나무'에 위로 받고…내 마음도 한 뼘 더 자라고…

입도 즐거운 후라노
오징어 먹물로 만든 치즈 맛보고 독특한 풍미의 와인도 한잔~

CF 촬영지로 유명한 비에이
패치워크·파노라마 로드 등 사연있는 나무 숲길 걷다보면
자연과 친구된 나를 만나고…



[ 홋카이도=최병일 기자 ]
일본 북부의 홋카이도는 남부의 오키나와와 함께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관광지입니다. 홋카이도 하면 대개 겨울왕국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눈이 쌓인 홋카이도는 장관입니다. 하얀 설원에서 예쁜 여주인공이 ‘오겡키데스카?’(잘 지내십니까)를 외치던 영화 속의 한 장면은 바로 홋카이도의 작은 도시 오타루에서 촬영된 것입니다. 설원의 풍경이 가슴 설레도록 아름다운 것은 맞지만 홋카이도는 사계절이 다 매력적입니다. 봄이면 파릇한 새싹이 대지를 채우고 여름이면 보랏빛 라벤더가 만발합니다. 단풍이 물든 가을은 코스모스와 튤립이 지천에 피어 있습니다. 봄과 가을 겨울 홋카이도를 가보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라벤더 향기가 진동하는 여름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후라노와 비에이에서 만난 빛나는 자연은 선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렌터카를 타고 떠난 3박4일간의 홋카이도 여행을 소개합니다.

라벤더와 다양한 꽃들로 화사한 후라노

홋카이도 중앙에 있는 후라노는 인구 약 2600명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마을이다. 여름이면 후라노는 꽃의 도시가 된다. 후라노에서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팜 도미타다. 일본에서 라벤더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 마치 꽃으로 거대한 카펫을 깔아놓은 것 같다. 라벤더꽃이 언덕 경사면에 피어 있기 때문에 아래서 올려다 보면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라벤더꽃이 절정의 모습을 연출할 때는 7~8월 중순까지다.

이때 즈음이면 여태껏 움츠리고 있던 라벤더가 몸을 활짝 펴고 향기로운 빛을 발산한다. 보랏빛이 산들거리는 라벤더꽃밭을 거닐면 누구든 로맨티시스트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라벤더뿐만 아니라 루피너스, 포피, 마리골드 등 매력의 향취를 더해 주는 수많은 꽃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화원 옆으로 즐비한 상점에서는 꽃을 이용한 기념품을 판매한다. 보랏빛으로 입술을 물들이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먹거리다. 사실 후라노의 라벤더꽃밭은 팜 도미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후라노 지역에는 라벤더밭이 수십 곳이나 있다. ‘사이카노 사토’ 꽃밭에 서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푸른 하늘과 자연이 창조해 낸 대드라마의 감동에 젖어 든다. 특히 이른 아침 라벤더밭에서 바라보는 도카치다케와 아시베쓰의 아름다움은 더욱 그렇다. 천천히 꽃밭을 감상한 뒤에는 주변 꽃 자료관과 드라이 플라워관, 겨울에도 라벤더를 즐길 수 있는 그린하우스 등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이 중 드라이플라워관은 일본에서도 최대 규모의 전시 공간을 갖춘 곳이다.

건물 내부는 ‘피크닉 인 홋카이도’라는 콘셉트로 꾸며져 있는데 꽃의 본고장인 네덜란드의 플라워 디자이너 레 오크메이드가 만든 것이라 한다. 이곳에서는 천연 라벤더로 만든 비누와 향수 등 다양한 아로마 제품도 구입할 수 있다.

질 좋은 치즈와 빼어난 와인까지 생산

히노데 공원은 사진 촬영지로 이름난 곳이다. 라벤더 개화기에 언덕 사면 전체가 보라색으로 물드는 장관이 펼쳐진다. 산책로 맨 끝에 있는 레스트하우스는 라벤더 밭 뒤로 이어지는 산봉우리와 언덕 등의 모습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저녁이 되면 라벤더꽃이 붉은 색으로 변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모습 때문에 어둠이 몰려와도 수많은 사진작가가 삼각대로 카메라를 고정한 채 라벤더꽃밭을 응시하고 있다.

넓은 평원에 자리한 후라노는 낙농제품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각 농장을 관광객에게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낙농제품 생산과정을 관람할 수 있고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후라노 치즈 공방이다. 오징어 먹물로 만든 카망베르 치즈 등 각종 치즈 생산과정을 견학하고 이곳에서 만든 치즈와 유제품을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버터, 아이스크림, 빵 만들기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꽃향기로 가득한 후라노를 더욱 향기롭게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와인이다. 시미즈야마에 있는 후라노 와인하우스는 유럽의 와인 생산지와 비슷한 기후와 풍토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유럽 못지않은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 포도와 프랑스식 제조법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자아낸다.

와이너리를 둘러본 후에는 와인하우스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후라노 와인을 마시며 식사하는 것도 좋다. 싱그러움이 물씬 풍기는 후라노 분지와 아직도 활발한 화산활동이 진행되는 도카치다케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자연경관이 식사의 즐거움을 한층 돋운다.

이색적인 자연 경관이 빛나는 비에이

후라노에서 약 25㎞ 정도 떨어진 곳에 비에이(美瑛)가 있다. 홋카이도의 작은 시골 마을인 비에이가 유명해진 것은 이국적인 자연경관 때문이다. 비에이는 자동차로 돌아봐도 좋지만 자전거로 천천히 다니면서 보아야 더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다. 비에이 지역은 켄과 메리 나무, 세븐스타 나무 등의 CF촬영지를 돌아보는 패치워크 길 코스와 동쪽의 다쿠마칸과 목장을 둘러보는 파노라마 로드 코스로 나누어진다. 파노라마 로드의 시작은 산아이노오쿠 전망공원이다. 전망공원이라고 하지만 주변보다 조금 높은 언덕에 있을 뿐인데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비바우시 초등학교의 빨간 지붕이 보이고 자연림 그대로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어디선가 살랑이며 바람이 불어온다.

길을 따라 가다보면 마치 유럽 풍경처럼 이국적인 모습들이 펼쳐진다. 보리밭 사이로 어느새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봉긋한 언덕들이 부드럽게 솟구쳐있다. 파노라마 로드 끝에는 비에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세상에 널리 알린 풍경사진작가 마에다 신조의 갤러리인 다쿠마칸이 있다. 시간이 오후 5시를 넘은 시간이라서 갤러리는 이미 문을 닫았고 다만 근처의 철학의 나무만이 비스듬히 기운 채 생각에 잠겨있다.

일본의 유명 CF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

파노라마 로드가 사색과 산책의 길이라면 패치워크 길은 보다 볼거리가 풍부한 편이다. 패치워크노미치코스라는 표지를 따라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비슷한 키의 나무들이 마치 사열하는 것처럼 나란히 서있는 진기한 모습이다. 일본의 유명 CF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이라고 한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나무를 볼 수 있다. 나무는 하나하나 사연들을 숨기고 있다. 켄과 메리의 나무는 닛산자동차의 신모델인 스카리라인 광고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졌다. 오야코(親子)나무는 언덕 위에 서있는 떡갈나무가 마치 아빠와 엄마 아이와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마일드세븐 언덕과 세븐스타 나무는 각각 일본의 대표적인 담배광고 때문에 유명세를 탔다. 패치

크 길의 절정은 호쿠세이노우카 전망공원이다. 마치 피라미드처럼 생긴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패치워크 일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라벤더와 안개꽃이 어우러진 황홀한 풍경은 눈에만 담아두기 아까울 정도다.

소운쿄에서 보는 아름다운 산의 풍경

후라노와 비에이만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면 후라노에서 약 120㎞ 정도 떨어진 소윤쿄 계곡이 좋다. 소운쿄는 홋카이도의 지붕이라는 불리는 다이세쓰 산(大雪山) 중턱에 있는 대협곡으로 웅장하기 이를 데 없다. 소운쿄에서 협곡뿐만 아니라 다양한 폭포와 화산암 지대 등 일본의 원시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찾는 코스는 해발 1984m의 구로다케를 오르는 것이다. 전문 산악인들도 쉽지 않은 코스이기 때문에 대부분 관광객은 구로다케 산 바로 아래 소운쿄 온천 마을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간편하게 오를 수 있다. 로프웨이를 타면 1700m 지점에서 정상 바로 아래까지 리프트로 갈아타고 올라가거나 가볍게 등산을 하기도 한다. 구로다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설산들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구름이 미처 산위까지 오르지 못해서 일찍 등반하면 산 아래 구름의 바다(雲海)가 깔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홋카이도=글·사진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여행 팁
◎ 피치항공 타고 실속있게 여행가요

일본 최대의 저비용항공사(LCC: Low-cost carrier) ‘피치항공’이 인천과 일본의 수도 도쿄(하네다)의 하늘길을 연다. 피치항공이 신규 취항하는 인천발 도쿄(하네다) 정기 노선은 오사카(간사이), 오키나와(나하)에 이어 피치항공의 세 번째 노선으로 주7회 왕복 운행한다.

인천~하네다 노선은 A320-200 기종(180석)으로 매일 운항되며, 비행시간은 약 2시간30분 정도다. 10시50분에 인천을 출발해 다음날 새벽 1시에 하네다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비행기편은 새벽 2시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새벽 4시35분에 인천에 도착한다. 인천~하네다 왕복항공료는 17만7500원이다.

신규 취항한 하네다 공항은 도쿄 시내까지 전철로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나리타 공항보다 이동시간 및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인천~도쿄편 신설은 도쿄(하네다)~타이베이(타오위안) 노선 취항 이후 일본 고객들의 국제선 노선 개설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날로 증가하는 한·일 관광객들 모두에게 보다 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2011년 2월에 설립된 피치항공은 일본 국내 13개 노선 외에도 국제선 9개까지 취항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저비용항공(LCC)으로 불필요한 기내 서비스를 줄이고 티켓 영업과정을 단순화해 싼 가격에 공급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물론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노우에 신이치 피치항공 대표는 “해를 거듭할수록 한·일 간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여행에 대한 수요가 날로 증가함에 따라 피치항공에서는 서울(인천)~도쿄(하네다) 노선을 신규 취항하게 됐다”며 “‘피치가 날면 라이프 스타일이 바뀐다’라는 목?아래 일본을 보다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노선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렌터카 운전 요령

일본에서 렌터카로 운전할 때는 우리나라와는 주행 방향이 반대라는 것을 꼭 숙지해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방향으로 걱정이 앞설 수 있으나 길이 단순하고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편이어서 좌측 통행이 처음인 운전자들도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 일반 국도에서 실선과 점선은 상황을 봐가면서 추월할 수 있다. 다만 황색선은 절대로 추월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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