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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1000억 펀드 자진 반납하는 KTB…투자자 "은행·증권계 PEF 못믿겠다"

입력 2016-08-12 10:02  

KTB PE 경영진 바뀌자 "펀드 반납하겠다" 통보…당황한 펀드 투자자 "패널티 검토"
IBK증권 PEF 공모 앞두고 운용역 엑소더스…미래에셋 "400억 성과급 분배 어찌할꼬"
잦은 경영진 교체·미비한 성과급 체계로 은행·증권계 PEF 고전



이 기사는 08월11일(10: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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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중은행과 증권사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독립계 운용사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장기 투자 속성을 갖는 산업 특성을 무시하고 회사 경영진을 자주 교체하는데다 성과 보수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TB 펀드 반납에 투자자 ‘황당’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B그룹 계열 KTB PE는 최근 펀드 투자자(LP)들에게 중소·중견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조성한 PEF 운용을 자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LP의 한 관계자는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이달 중순 공식 입장을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PEF 운용사가 어렵게 모은 PEF 자금을 자진 반납한 것은 국내외를 통털어 이례적인 사건이다. KTB는 2014년부터 약 1년간 투자자 유치(펀드레이징)를 통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수출입은행 등 국내 대표 LP들로부터 자금을 확약받아 지난해 8월 PEF를 설립했다. 규모는 1060억원에 달한다.

KTB 측은 “펀드 설립 후 1년간 투자 실적이 없는데다 자체 출자금(175억원) 비중이 너무 커 펀드를 반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LP들에게 설명했다. 이 펀드의 투자 기간은 총 4년으로 아직 3년이 남아있다. KTB 측 관계자는 “펀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성과가 미진할 경우 펀드 해산도 고려하고 있다”며 “LP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향후 국회나 감사원 감사 등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성장금융의 한 관계자는 “운용사가 펀드를 자진 반납하는 첫 사례로 최대한 신중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운용사가 펀드 자금을 토해내더라도 LP들이 당장 운용사를 제재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PEF는 투자 실적이 없어 운용사가 받은 운용 보수도 없다.

◆은행·증권계, PEF 공모 심사 전멸
IBK투자증권은 지난 6월 PEF 핵심 인력 3명이 한꺼번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비상’이 걸렸다. 7월부터 시작된 산업은행의 PEF 위탁 운용사 공모 심사에 핵심 운용역으로 기재할 사람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08년부?9년간 PEF 부문에서 총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고 있지만 총 10명의 팀원 중 원년 멤버는 팀장 1명뿐이다.

결국 IBK투자증권은 산업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PEF 운용사 적격 후보 명단(쇼트리스트)에서 빠졌다. IBK투자증권 뿐 아니다. 올해 4월 국민연금공단을 필두로 진행한 PEF 위탁 운용사 심사에서 은행, 증권 계열 PEF들은 전원 탈락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6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 3년간 등록한 국내 PEF 중 은행이나 증권 계열 PEF는 총 1조3782억원으로 전체 27조2483억원의 5%에 불과했다. 펀드를 설립한 경우도 대부분 독립계를 공동 운용사로 낀 경우가 많았다.

모기업들로부터 유·무형의 지원을 받는 은행과 증권계열 PEF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는 “PEF는 약정 기간이 10년 안팎으로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데 회사 경영진이 2~3년 단위로 자주 교체돼 운용 철학과 전략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며 “임직원에 대한 성과 보수 체계도 독립계 운용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성과보수 시스템 부실
실제 KTB그룹은 2012년 PEF 조직을 분사한 후 4년6개월 동안 KTB PE 대표를 3번 선임했다. PEF를 내부 조직으로 운용하는 IBK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이나 대형 시중은행의 계열사인 우리PE, 신한PE의 대표들도 임기 2~3년 단위로 교체되고 있다. 반면 MBK파트너스나 IMM PE 등 독립계 운용사들은 경영진 뿐 아니라 핵심 운용역들까지 10년 이상 그대로다.

PEF 운용 조직만의 성과보수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장기 투자 인센티브가 적절하게 분배되지 않는 데다 순환 보직 등으로 인사가 잦다보니 단기 실적에 급급한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과 글랜우드 PE가 동양매직 경영권을 인수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조기 매각을 강행한 배경도 단기 실적을 우선했던 NH투자증권 내부 사정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올 연말 세계 1위 골프 브랜드업체인 미국의 아퀴시네트의 기업공개(IPO)로 받게 될 400억원 안팎의 성과보수를 어떻게 지급할지 여부가 아직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LP와 체결한 정관에 따르면 3명의 핵심 운용역들이 성과 보수를 나눠 가져가야 하지만 현재 조직에 남아 있는 사람은 유정헌 PEF 부문 대표 한명뿐이다.

국내 모 PEF 대표는 “미래에셋이 성과 보수를 어떻게 지급할 지에 대해 운용업계 뿐 아니라 LP들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은행 증권계 PEF들도 독립계처럼 성과 보수를 분배하는 체계가 사전에 투명하게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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