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방문의 해] 세계유산 등재 20주년을 준비하며

입력 2016-08-30 16:36   수정 2016-08-30 16:45

새롭게 발견된 '정리의궤'에는
다양한 시설물 채색화로 담겨
군사훈련 모습도 엿볼 수 있어
수원화성 복원에 큰 힘 될듯

신태호 < 수원시 화성사업소장 >



올해는 수원화성을 축성한 지 220주년이 되는 해로 수원시는 2016년을 ‘수원화성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세계에 수원화성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은 수원화성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20년이 되는 해다. 1997년 12월4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전해온 낭보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했지만 누구보다 서지학자 이종학 선생의 공이 컸다. 1997년 4월 유네스코에서 파견된 조사관은 스리랑카의 건축가이자 문화재 전문가인 니말 실바 교수였다. 실바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종학 선생이 ‘화성성역의궤’를 원본과 똑같이 복제해 그에게 건네줬고, 이를 살펴본 실바 교수는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하며 등재에 힘을 실어줬다.

우리는 흔히 ‘진정성’을 ‘원형’과 같은 의미로 해석하지만 유네스코는 “진정성이란 신뢰할 수 있고 진실한 출처에 유산의 가치가 근거함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화성은 ‘화성성역의궤’라는 명확한 축성기록이 존재하는 세계문화유산이다.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인 ‘화성성역의궤’에 유산의 원형이 기록돼 있으며 이 자료를 바탕으로 수리와 복원, 재건이 이뤄졌기에 진정성을 인정받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었다.

1970년대 수원화성 복원공사를 마치고 시민의 힘으로 시작된 화성행궁 복원사업은 2002년 끝났다. 이 시기 주요 사업은 문화재 복원과 주변 정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화성행궁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와 복원공사, 성벽이 끊어진 구간에 육교를 설치해 차량 통행이 가능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성곽을 잇는 사업이 시행됐다. 이와 함께 화성성곽 주변 경관에 저해되거나 낙후된 시설을 대상으로 정비사업이 추진됐다.

수원시는 2003년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의 지속가능한 보존관리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화성사업소 조직을 신설했다. 화성사업소의 주요 업무는 문화재 복원사업과 공공 공간 정비, 문화인프라 구축사업이다. 현재까지 약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문화재 복원뿐만 아니라 슬럼화된 옛도심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성 성내외 옛시가지의 체계적 관리와 전통과 현대가 조화로운 경관 조성을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지속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정조대왕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줬다.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던 화성 축성 당시의 또 다른 기록인 ‘정리의궤’가 세상에 나왔다. ‘정리의궤’에는 ‘화성성역의궤’ 권수에 흑백 목판화로 실려 있는 화성 시설물의 모습이 아름다운 채색화로 표현돼 있다. 또한 ‘화성성역의궤’에는 없는 화성행궁의 각 건축물 모습과 동장대에서 군사훈련하는 모습인 ‘동장대시열도’가 실려 있어 수원화성 복원 및 활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성사업소는 2017년 세계유산 등재 20주년을 기념하며 화성의 진정성을 되짚어 보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화성성역의궤’와 ‘정리의궤’를 활용해 화성의 원형을 찾고, 수리이력표 작성을 통해 현황을 점검하며 단계별 복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세계유산 등재 20주년이 화성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신태호 < 수원시 화성사업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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