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스미 교수, 노벨 생리의학상 받은 이유 … " 남이 가지 않은 길 선택해 한 우물 팠다"

입력 2016-10-04 10:03   수정 2016-10-04 11:27


올해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영예교수(71)가 40여 년에 걸친 효모 연구 끝에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오스미 교수는 노벨상 수상 배경으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꿋꿋하게 걸어온 오스미 영예교수의 연구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오스미 명예교수가 조교수가 된 것은 만 43세이고, 교수가 된 것은 만 51세로 유능한 다른 연구자에 비하면 전혀 빠르지 않았다.

당초 오토파지 연구가 주목받지 않았던 만큼 그의 연구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오스미 영예교수는 연구비를 얻기 쉬운 분야나 논문을 쓰기 쉬운 분야로 유행을 따라 움직이지 않았고 한 길을 고수했다. 그는 "남들과 경쟁하는 것이 싫다. 아무도 하지 않는 분야에서 개척하는 편이 즐겁다"고 강조했다.

4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 중이던 1976년 효모와의 운명적 만남이 그가 40년간 효모 연구 외길을 걷도록 만들었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도쿄대 조수(준교수나 전임 강사보다 급이 낮은 교직원의 일종) 등을 거쳐 1988년 도쿄대 조교수가 됐다. 독립적인 연구자關?첫발을 뗀 오스미 명예교수는 당시 세포 내에서 '액포'(液胞)라는 소기관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다가 본 적이 없는 작은 알갱이가 생겨나 격렬하게 춤추듯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뭔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하는 호기심을 가졌다.

그는 이날 몇 시간이고 현미경을 들여다봤는데 이것이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현상을 세계 최초로 관찰한 순간이었다. 오토파지는 세포 속에서 주머니 형태의 소기관이 출연해 세포질의 일부를 둘러싸고 여기에 리소좀이나 액포가 융합해 내용물을 분해해 이때 발생한 아미노산을 영양으로 재이용하는 현상이다.

오스미 영예교수는 세포 내 쓰레기통으로 여겨져 주목받지 않았던 액포의 모습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효모를 활용했다. 그는 미국에서 들여온 효모를 3시간 동안 영양 부족 상태에 놓아둔 후 관찰해 오토파지 현상을 확인했다.

오스미 명예교수는 효모의 유전자에 무작위로 상처를 내 돌연변이를 일으킨 효모 약 5000종을 만들어 그중에서 오토파지가 불가능한 효모 1개를 찾아냈다. 다른 효모는 기아 상태에서도 1주일 정도 생존하지만 오토파지가 불가능한 효모는 5일 만에 죽었으며 오스미 명예교수는 이를 분석해 그간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던 유전자의 하나가 파괴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는 약 3만 8000종의 돌연변이 효모를 검사하는 긴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14종의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내 1993년에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오토파지 연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성과로 평가받지만, 노벨상 결정까지 20년 넘게 더 걸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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