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저러스' 사라지고 '올드저러스' 시대 다가온다

입력 2016-10-05 15:25  

[ 권민경 기자 ]

미국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는 뉴욕을 찾는 관광객의 필수 방문 장소다.

아이들은 물론 아이의 선물을 사러 온 어른들로 매장은 언제나 북적인다. 토이저러스는 이미 수년 전 한국에도 진출해 전국 주요 도시에 34개의 매장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영향으로 머지 않은 미래에 토이저러스는 사라지고 '올드저러스'(노인 전문 매장) 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령화에 따른 경제·사회적 변화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5일 KB투자증권은 '올드저러스 시대의 명암'이란 보고서에서 현재의 저출산 속도라면 2100년 이후 한국에서는 아기 울음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렵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제 노인만을 위한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올드저러스가 생기는 건 시간 문제라는 설명이다.

실제 전 세계 평균 출산율은 2.5명에 불과하고, 한국은 1.2명에 그쳐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 또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13%를 넘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백찬규 KB증권 연구원은 "올드저러스 시대에 따른 변화는 경제와 주식 시장은 물론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른 명암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단순히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 인구는 증가하니, 일본처럼 내수가 위축할 것이란 생각은 지나치게 일차원적이라고 백 연구원은 진단했다.

이보다는 인구구조가 피라미드형에 속해있는 세대와 인구절벽 이후의 시대가 극명하게 갈리는 '세대 간 계층 발생'이 심해지면서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즉 전쟁 이후 고도 성장기 수혜를 받은 '베이비 부머'(부모) 세대와 취업난, 경제난에 허덕이는 '에코 부머'(자녀) 세대 간 갈등이, 분열 단계로까지 치닫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규모나 소득 수준, 사회 안전망 등에서 한국보다 앞서있는 독일에서도 최근 '꼰대정치'(Alte Sacke Politik)라는 책이 나와 세대 갈등의 정도를 보여줬다.

백 연구원은 "고령화 사회로의 인구구조 변화, 이에 따른 복지 비용 증가 등은 에코 부머에게 짐을 더해줄 수 밖에 없다"며 "이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는 국내 재정 건전성에 대한 부분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고령화로 인해 세수원 확보는 어려워지고, 국가 재정 지출에서 복지 등 의무 지출 부문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세입과 세출 규모가 어긋나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훼손될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한국금융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2034년 한국도 남유럽식 재정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금의 미래 부채 역시 우려해야 상황이다. 고령 인구의 증가와 동시에 수명 연장이 수반되므로 기금 운용과 고갈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백 연구원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빈곤률이 1위"라며 "이런 상황에서 연금 수급과 관련한 부분 역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전망을 보면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2023년 국내총생산(GDP)의 33.1%로 정점에 도달한 후 서서히 감소한다. 2038년에는 수지 적자가 발생할 수 있고 GDP의 25.7%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 연구원은 "기금 고갈 혹은 보전을 위해 정부 책임을 어디까지 적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 있다"며 "연금 개혁은 시대적 흐름에 있어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성장 하강을 막고 건전한 사회 체계를 만들이 위해서는 복지에 대한 계층별 집중화를 해소해야 한다"며 "아울러 일자리와 고용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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