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C·제약사, 영국 바이오벤처에 첫 투자

입력 2016-10-13 18:50  

브렉시트 결정 후 값 싸진 영국기업 쇼핑 나선 한국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공동으로
맞춤형 항암제 개발 중인 셀레론 테라포틱스에 300억 투자
일본·중국 이어 한국도 '기업사냥' 동참



[ 김태호 / 이동훈 기자 ]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굴지의 벤처캐피털(VC)과 제약사가 공동으로 영국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국내에서 이뤄지는 첫 영국 투자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가 20% 가까이 하락하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 NHN인베스트먼트 등은 최근 영국 바이오 벤처인 셀레론 테라포틱스에 700만달러(약 80억원)를 투자했다. 셀레론 테라포틱스에는 국내 제약사 한 곳도 200만달러를 투자했고, 국내 VC 및 중국 투자사 등 3곳이 추가로 투자 협상을 하고 있다.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총 투자 규모는 2600만달러(약 300억원)로 예상된다.

셀레론 테라포틱스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의료 자문위원을 맡았던 데이비드 커 박사 등 옥스퍼드대 암의학 교수들이 설립한 항암제 개발 회사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환자 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약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항암제는 임상 1상을 통과한 상태다. 임상 2상 통과 이후 동아시아 판권은 이번에 투자를 진행한 국내 제약사가 보유할 계획이다. 나머지 미국 유럽 등지의 판권은 다국적 회사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임상 2상 진행을 위한 것이다. 셀레론 테라포틱스는 한국 투자사 유치를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암치료 등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병원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국내의 경우 암 치료 기술이 집약된 병원이 많아 임상시험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세계적으로 한국의 암 치료 기술이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한국에서 이뤄지는 첫 영국 투자이기도 하다. 거래 협상 기간은 6개월가량 소요됐다. 셀레론 테라포틱스의 뛰어난 기술력과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진 점이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 6월 1700원을 웃돈 파운드당 원화 환율은 브렉시트(6월24일) 이후 계속 하락해 13일엔 1383원 선까지 떨어졌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기업 투자에 나서는 동아시아 국가 투자사도 늘고 있다. 7월에는 중국 완다그룹이 영국 극장 체인인 오디언앤드UCI를 인수했고 이어 일본 소프트뱅크도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사들였다. 국내에서도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영국 기업 사냥에 나서는 투자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영국은 바이오산업 분야 대학 연구진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사례가 많고, 초기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영국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벤처기업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이동훈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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