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어찌하오리까] 청산 앞둔 스팩 잘 고르면 1년 만에 5% 수익

입력 2016-11-06 19:42   수정 2016-11-07 05:35

(14) 스팩투자 두 가지 '요리법'

(1) 합병 땐 대박…올 95% 상승
IPO 경험 많은 증권사의 스팩, 우량기업 합병 가능성 높아

(2) 주가 안 올라도'고금리 채권'
합병 기업 못찾고 청산하면 원금과 3년치 이자수익 보장



[ 나수지 기자 ] 증권시장에 처음 발을 들이는 ‘새내기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직접투자나 펀드 외에도 ‘스팩(SPAC)’이 있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합병해 우회상장시킬 목적으로 세운 기업인수목적회사다. ‘껍데기’ 격인 스팩이 먼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합병할 만한 비상장사를 찾으면 ‘알맹이’인 비상장사가 스팩과 합병한다. 존속법인은 스팩, 소멸법인은 비상장사지만 스팩이 기업명과 사업 내용을 바꾸기 때문에 비상장사가 상장하는 셈이 된다.


◆바닥이 있는 주식 투자

스팩은 ‘바닥이 있는 주식 투자’로 불린다. 주가 상승 가능성이 무한한 데 비해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스팩은 공모가(통상 2000원) 밑으로는 주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 반면 우량 비상장사와 합병하면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다. 올 들어 스팩 합느막?상장한 5개 종목의 공모가와 비교하면 합병 결정 후 최고가는 평균 95% 높았다. 분쇄용 구슬인 세라믹 비드를 제조하는 쎄노텍은 지난해 12월 합병을 결정한 뒤 올 7월 249% 오른 최고가 699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손실 위험도 있다. 성장성이 뚜렷하지 않은 비우량 회사와 합병하는 경우다. 투자자가 합병 대상 회사의 재무상태, 사업내용 등이 부실하다고 판단하면 합병 전에 장내매도나 매수청구 등을 통해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 된다.

스팩 투자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스팩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때 공모주 청약을 하거나 상장 후 장내에서 스팩 주식을 사는 것이다. 공모주 청약으로 투자할 스팩을 고를 때는 이른 시일 안에 좋은 기업과 합병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합병 대상은 주로 스팩의 초기 자본금을 내는 발기인과 증권사가 물색한다. 따라서 상장할 만한 기업이 많은 정보기술(IT) 등 산업군에 잔뼈가 굵거나 스팩 합병을 성사시킨 경험이 많은 발기인이 참여한 스팩이 합병 대상 기업을 빨리 찾을 확률이 높다.

스팩투자 자문사인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증권사별로 과거 합병한 스팩 수, 기업공개(IPO) 리그테이블(실적표) 순위 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팩을 상장하는 일부 중소형사 가운데는 IPO팀을 따로 갖추지 않은 곳도 있다”며 “이 경우 합병 기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자 수익 노릴 수도

상장 후 장내에서 스팩 주식을 살 때는 청산을 염두에 두고 이자수익을 노려볼 수도 있다. 스팩은 상장한 지 3년 안에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해산한다. 해산할 때는 주주에게 원금뿐 아니라 3년치 이자까지 제공한다. 스팩은 투자금의 90% 이상을 합병 기업을 찾을 때까지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둔다. 스팩 예치 금리는 1년 단위로 조정한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현재는 대부분 스팩이 연 1.5% 수준의 이자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2기 스팩이 출범하던 2년 전만 해도 대부분 스팩이 연 2%대 이자를 보장했다.

증권가에서는 2009년 스팩제도 도입 후 이듬해 상장한 스팩 19개를 ‘1기 스팩’으로, 2013년 말부터 상장한 스팩은 ‘2기 스팩’으로 부른다. 2기 스팩 가운데 내년 청산을 앞뒀지만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스팩은 7곳이다. 이 중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스팩 주식을 사면 1년 안에 3년치 이자를 합쳐 총 5% 이상의 확정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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