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재부품서 뒤지면 4차 산업혁명 주도 못한다

입력 2016-11-13 17:53  

생활 속 깊숙이 들어온 미래 제품들
기술 융합엔 소재부품 발전 필수적
패러다임 변화 따른 인력육성 절실

정재훈 <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



청소로봇, 전기자동차, 무빙워크, 소형TV, 화상전화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술로 이는 1965년 만화가 이정문 화백이 ‘서기 2000년 생활의 이모저모’라는 제목의 그림에 등장한다. 또 벽걸이TV, 스마트워치, 스마트폰 등은 30년 전 영화 속에서나 상상했던 기술이지만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다. 최근 SF영화에 나오는 첨단 기술로 제작된 초경량 방탄 슈트, 지능형 자동차 등의 기술도 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누구나 쉽게 이용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최근 세계에선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2016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B사는 스마트워치의 동작을 인식한 뒤에 차량이 주차공간을 탐색하고 자율주차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런 자율주행차 개발에 필요한 것은 주변 사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첨단 센서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카메라, 라이더 등의 첨단융합 소재부품이다. 동력의 근원이 배터리로 바뀌는 등 자동차용 소재부품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경량, 고강도 기능성 소재도 현실에 존재한다. 1.6㎜ 굵기의 실 한 가닥으로 350㎏의 무게를 들어 올리는 아라미드 섬유는 초내열성과 난연성이 우수한 메타아라미드, 강철보다 강도가 다섯 배 높은 파라아라미드 등 용도에 따라 개발돼 방탄복은 물론 소방복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는 국내 자력 생산단계이며 고부가 섬유 개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소재부품 기술은 도로 위에서, 구름 위에서 그리고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더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언급한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 산업계에 가장 중요한 논제로 떠올랐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 기반의 제3차 산업혁명의 토대 위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산업 간 융합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미래 신산업의 출발점은 산업의 근간이 되는 소재부품이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IoT 분야 투자를 위해 모바일 반도체 1위 회사인 영국 ARM을 35조원에 인수했듯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신산업 선점을 위해 소재부품 분야에 통 큰 투자를 하는 등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소재부품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01년 소재부품특별법을 제정, 소재부품기본계획 미래비전2020 등 정부 정책을 통해 소재부품산업을 육성해왔다. 그 결과 2001년 이후 15년간 무역수지가 39배 증가해 최근 2년 연속 무역흑자 1000억달러를 달성하는 등 글로벌 소재부품 5대 강국으로 도약했다. 올해도 3분기 ‘소재부품 교역 동향’에 따르면 소재부품 수출액은 1857억달러로, 국내 전체 수출액인 3632억달러의 51.1%를 차지한 사상 최고 비중의 수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의 융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우리 경제의 토대가 되고 있는 소재부품산업 역시 융합 신산업 시대에 발맞춘 연구개발,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한 전문인력 양성 및 소재부품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의 노력을 배가해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미래 산업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의 주역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정재훈 <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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