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대신 FTAAP…중국, 세계 무역질서 주도권 잡나

입력 2016-11-21 18:55  

APEC 정상회의 폐막

'오바마 야심작' TPP 사실상 좌초
시진핑 세일즈에 중국 주도 FTA 부상

공동연구·지원 체계 등 합의
"미국 새 정부 결정따라 갈아탈 듯"



[ 워싱턴=박수진 / 도쿄=서정환 기자 ]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가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대체할 새 무역질서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21개국 정상은 FTAAP를 공동연구하고, APEC 차원의 지원을 한다는 데 합의했다. 2014년 중국 베이징 APEC 정상회의 때보다 추진 의지가 강해졌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FTAAP는 1966년 일본 경제학자 고지마 기요시가 제안한 태평양자유무역지대(PFTA) 구상에서 출발했다. 당시엔 유럽 경제통합에 대응해 일본 주도로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 시장을 묶는 아이디어였다.

당시 미국과 중국이 반대하면서 흐지부지됐으나 2006년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이 다시 제안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TPP에 대응하는 카드로 2012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2014년 FTAAP를 빼들었다.

APEC 회원국은 2년 전 베이징 APEC 정상회의에서도 공동연구에 합의했다. 하지만 역내 시장통합은 TPP를 중심으로 우선 추진한다는 미국의 반대로 ‘없던’ 얘기가 됐다. 이어 TPP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상황이 또 바뀌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9일 리마 APEC 회의 개막 연설에서 “중국은 문호를 닫지 않고 더 넓게 열겠다”며 FTAAP 구축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미국 일본 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TPP는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3%지만 APEC의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FTAAP는 50%에 이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리마 APEC 정상회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교역질서의 주도권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에반 파이겐바움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연구원은 “일본, 인도 등이 중국 주도로 역내 교역질서가 재편되는 데 반발하겠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한 통상전문가는 “FTAAP는 추진 일정도 나와 있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TPP 가입국은 차기 트럼프 정부가 TPP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면서 RCEP나 FTAAP로 갈아타는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박수진/도쿄=서정환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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