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내년 경제전망] 굳어지는 2%대 저성장…KDI "내년 상반기 추경 불가피"

입력 2016-12-07 19:08  

KDI, 내년 성장전망 2.4%로 하향

생산·소비·투자 모두 둔화
경기부양 위해 재정 확대
기준금리도 추가 인하해야



[ 황정수 기자 ] 성장률 2.6%를 기록했던 2015년까지만 해도 ‘2%대 성장률’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같은 돌발 충격의 결과로 해석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경제가 일시적인 충격에서 벗어나면 2016년 성장률에서 ‘3’자를 보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내려앉을 것이 확실해진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내년에도 성장률이 2%대 초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시장에선 2%대 저성장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DI는 국내 정치 불안과 대외여건의 급변 가능성 등은 이날 성장률 전망 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중시한 KDI가 ‘내년 상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도 그만큼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경기 버팀목 내수마저 암울

KDI가 이날 발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 2.4%는 정부(3.0%), 한국은행(2.8%)은 물론 현대경제연구원(2.6%), 한국금융연구원(2.5%)보다도 낮다. 비교적 낙관론을 유지해온 KDI가 비관론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내수 둔화’가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내수는 벼랑 끝에 몰린 경제를 떠받치는 요인이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정부의 안간힘에 소비는 비교적 괜찮은 모습을 보였고 부동산 시장 호조로 건설투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내년엔 내수마저 무너질 것이란 게 KDI의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실질소득 개선효과가 축소되고 소비활성화 정책 효과마저 사라져 2.0% 느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도 내년엔 4.4% 증가하는 데 그쳐 ‘버팀목’ 역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성장률 1%대 하락도 배제 못해

KDI는 ‘저물가’에 대한 경고음도 울렸다. KDI가 제시한 내년 물가 상승률은 1.3%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중기 물가안정목표(2.0%)와는 격차가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공급 측면 압력이 있지만 저성장 국면에선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에 물가가 2% 가까이 오르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김성태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내년이나 2018년에도 저물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의 연이은 유로존 탈퇴 선언 등으로 대외여건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내 정치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2%대 성장률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재정·통화정책 조합 필요

KDI는 저성장·저물가 국면 타개를 위해 재정 확대와 통화정책의 조합을 주문했다. 내년 상반기에 추경 편성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중시한 KDI가 정부에 직접적으로 재정 확대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라는 저조한 성적이 예상되는 데다 내년 1분기에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좀 더 직접적이고 확실한 경기부양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KDI의 인식이다.

KDI는 한은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도 권고했다. 재정여력 못지않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다는 게 KDI 진단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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