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고 IB가 본 중국 경제는?

입력 2016-12-12 14:49  



(뉴욕=이심기 특파원) “6% 성장률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자체가 비실용적이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IB) 차이나르네상스의 설립자인 바오 판 최고경영자(CEO)의 지적이다. 중국 경기 둔화와 부채 증가, 위안화 가치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월가의 시각에 익숙한 중국 IB는 어떻게 분석할까. 판 CEO는 “국내총생산(GDP)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행사에 나온 그의 강연과 질의 응답을 정리했다.

▶중국의 현재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나.

“먼저 나는 경제학자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다만 내가 볼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 모두가 중국의 GDP 증가율이 6~6.5%를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뜻인가.

“현재 중국의 경제구조를 바탕으로 6%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또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비경제적이다. 이 정도 성장률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자체가 비실용적이라는 뜻이다. 그냥 GDP 증가율 6%를 달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버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5%면 어떻고 4%면 어떤가.”

▶하지만 현재 중국의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현재 중국을 수출, 투자, 소비 3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소비는 잘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젊은 세대가 소비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소비를 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는다. 수출은 어떤가? 이 부분에서 중국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세계경제가 부진하고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투자는 어떤가.

“무엇보다 민간부문 투자가 허약하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 지출에만 의지하려고 한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역량이 부족하기도 하고 이전 정부의 문제도 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돈을 들여 투자하고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비경제적이라고 여긴다.”

▶정부 투자를 늘리면 되지 않을까.

“효율성이 떨어진다. 1% GDP 증가를 이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공항을 짓는다거나 도로를 확장하는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투자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민간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상 이런 상황은 지속될 것이다.”

▶민간투자는 어떤가.

”전통 경제(Traditional economy)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본이 쌓여가는데 이게 다 어디에 투자되고 정착돼야 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당신이 공장소유자라고 치자. 옛날 같았으면 자본으로 더 많은 공장들을 세웠겠지만 이제는 주식에 투자하거나 아니면 나같은 사람에게 돈을 줘 자신이 벤처투자자가 되기를 원한다.”

▶신경제(New Economy)가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문제는 모두가 신경제(New Economy)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은 너도나도 신경제를 말하다보니 정확한 의미가 상실되는 면도 있다. 성장률이 좀 높다 싶으면 모두 신경제를 가져다 붙힌다. 자금이 과다공급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벤처투자가다. ”

▶거품이 심하다는 뜻인가.

“작년은 더 엉망이었다. 소매금융채널을 통해 많은 거래들이 이뤄졌다. 사람들은 길거리의 부동산업자들처럼 주식을 사고 팔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무얼 사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나는 이를 벤처캐피탈 업계의 소매화(Retailization)라고 표현했다. 다행히 이런 현상은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를 막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잘못된 주식유통 채널은 폐쇄될 것으로 본다.”

▶미국과 비교하면 어떤가.

“중국은 85%가 개인, 15%가 기관이다. 미국은 반대다. 80%가 기관이고 20%가 개인이다. 중국 금융당국이 이걸 바꾸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기껏해야 50대 50정도가 될 것이다. 정부가 개인을 보호할수록 기관의 비중이 줄어든다.”

▶중국의 도시화와 전자상거래가 신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도시화는 연결돼 있다. 지금은 농촌지역으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도시화는 이렇게 성장을 창출해낼 수 있다. 전자상거래의 영역이 새로운 디지털 소비자를 만들어내고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이날 행사는 지난달 대선 직전에 이뤄졌다.)

“대답하기 어렵다. 내가 후보들의 정책을 깊이 알고 있지 않고, 많은 발언들이 정치적 미사여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자이기 때문에 당선된다면 중국한테는 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이나르네상스는 올 2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의 60억달러에 달하는 합병과 JD닷컴의 미국 증시 상장을 처리했다. 2004년 설립된 뒤 지금까지 260억달러 규모의 M&A(인수합병)과 IPO(기업공개) 업무를 담당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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