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꿰어야 보배③] "빅데이터가 쿠폰 뿌릴 대상 정해줘…뜬구름 논의 경계"

입력 2016-12-20 14:20   수정 2016-12-20 16:11

美 실리콘밸리 빅데이터업체 트레저데이터
이은철 지사장·고영혁 분석가·양수열 엔지니어
"데이터 수집·저장보다 활용이 더 중요"




[ 박희진 기자 ] "무엇을 얻을 지 모르는 빅데이터는 허상에 불과합니다."

고영혁 트레저데이터 수석분석가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빅데이터로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환경과 시각을 제공하는 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단순히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주는 게 아니라 빅데이터를 근거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요구되는 자질 중 하나로 산업계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도달률을 높이고 제품 불량률을 낮추는 데는 각각 광고업계와 제조업계에 대한 이해가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 수석분석가는 "업계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일수록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시간이 짧다"며 "구글의 빅데이터 경쟁력은 다양한 업계에 대해 각각 전문성을 가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모여서 시너지를 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트레저데이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다.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인력 채용이 어려운 기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빅데이터 수집·저장·분석에 이르는 과정을 '올인원'으로 서비스하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 게임회사 워너브러더스게임즈, 일본 광고회사 덴쓰와 하쿠호도 등 전세계 130여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헬로마켓, 엔터메이트 등 다양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트레저데이터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데이터의 수집·분석뿐 아니라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컨설팅에도 나선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 컨설팅 비중이 해외의 경우보다 높다는 설명이다.

이은철 트레저데이터 한국지사장은 "한국에선 빅데이터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같은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많이 생각하는데, 미국에선 중소기업 실무진도 자유롭게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한국 지사를 열었을 때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개념을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국내에서 빅데이터가 '거대한 정보'라는 뜬구름 잡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그 가치를 체감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국내 빅데이터 생태계가 명칭이 주는 '함정'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장은 "국내에선 빅데이터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빅데이터의 경쟁력이 마치 시스템에 달려있는 것처럼 홍보해왔다"며 "중요한 건 데이터를 어떤 시스템으로 수집·저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기업 경영 측면에서 빅데이터의 본질은 고객들이 필요하고 좋아하는 것을 '감(感)'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추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에선 커머스와 게임 업계가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 쇼핑몰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쿠폰 전략을 짜는 게 대표적이다. 어떤 고객에게 어떤 방법으로 쿠폰을 뿌려야 가장 효율적일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고 수석분석가는 "실제로 쿠폰을 메일로 받을 때와 문자메시지로 받을 때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개인마다 다 다르다"며 "이런 세밀한 마케팅 전략을 감으로만 짜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게임 업계는 이탈 고객 관리에 빅데이터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과 이미 떠난 고객을 분류해 맞춤형 마케팅을 펼친다. 이탈 이유에 따라 어떤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효과적인지도 분석이 가능하다.

그들은 국내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뿐 아니라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력 있는 빅데이터 인재가 각 산업계에 충분히 공급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양수열 트레저데이터 수석엔지니어는 "빅데이터 전문가는 무엇보다 경험치가 중요하다"며 "최근 클라우드 환경이 자리 잡으면서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크게 줄었지만 인재 양성은 오랜 기간을 두고 풀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큰 틀에선 개인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과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수석엔지니어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한다.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써먹지 못하면 가치가 없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개별 기업의 책임인데, 이를 업계 전체의 문제로 해석해 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차단하면 업계가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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