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이 한땀한땀, 딱 1점만…'조선의 밤하늘' 담은 시계

입력 2016-12-22 18:08   수정 2016-12-2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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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혜 기자 ] ‘메티에 다르 트리뷰트 투 더 스카이 오브 1395.’(사진)

스위스 바쉐론 콘스탄틴이 창립 260년을 기념해 제작한 시계 이름이다. 이 시계는 딱 1점밖에 만들지 않았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고, 바쉐론 콘스탄틴도 얼마에, 누구에게 팔 것인지 정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기술력과 예술성을 보여주기 위해 이 시계를 제작했다고 한다.

이 시계가 상징하는 것은 뒷면을 보면 알 수 있다. ‘1395년 조선의 밤하늘을 기리며(Hommage au Ciel Nocturne de l’anne 1395)’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1395년 조선의 밤하늘을 담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다이얼 안에 고스란히 옮겼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완성한 천문지도다. 그는 왕조의 정통성과 권위를 보여주기 위해 천문지도를 갖고 싶어했다. 천문학자들은 고구려 때 작성된 석각천문도 탁본을 기초로 돌에 1464개의 별을 새겨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완성했다.

바쉐론 콘스탄틴 한국지사는 시계에 이 디자인을 넣자고 제안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 천문도를 따라 밤하늘에 박혀 있는 별자리를 별의 밝기별로 각기 다르게 수놓았다. 거리감을 보여주기 위해 반투명 애나멀링 3겹으로 제작해 시계에는 3만개의 별이 들어가 있다. 제작에만 약 1년이 걸렸다. 우수 품질 시계에만 주는 인증(제네바 홀마크)을 받았다. 크기는 40㎜. 18캐럿 로즈골드로 케이스를 만들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 시계를 제작하기 위해 옥장 엄익평, 칠장 정수화, 금속공예장 조성준 등 3명의 무형문화재 장인들과 협업했다. 지난달 ‘2016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에서 공개했다. 가격은 1억5000만원대로 책정했지만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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