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물가 고공행진…'MB물가지수'로 분석해보니

입력 2016-12-27 18:05  

MB 땐 채소, 박근혜 정부선 고깃값 많이 올라

이명박 정부, 양파·배추값 2배↑
박근혜 정부, 돼지·쇠고기 30%↑



[ 노정동 기자 ]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는 안정돼 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농축산물 등 식품 가격이 잇따라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어떤 품목 때문에 체감물가 인상폭이 크게 느껴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명박 정부 시절 집중 관리한 52개 품목(MB물가지수)의 가격 상승률을 점검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채소, 박근혜 정부 들어선 고기 가격이 많이 올랐다.


◆돼지고기 가격 37% 치솟아

27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 지난달까지 무(58.3%), 돼지고기(37.2%), 국산 소고기(30.4%) 가격이 가장 많이 뛰었다. 소고기는 외국산도 19.8% 올랐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4%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밥상물가가 급등할 조짐을 보이자 “가격 폭등이 우려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반을 꾸려 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품목은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많게는 17배가량 뛰었다. 마늘(26.8%), 여성 바지(18.7%), 빵(13.7%), 과자(13.3%) 등도 상위권에 속했다. 주거비 전셋값 상승률(12.6%)도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52개 품목 중 32개 품목이 올랐다. 달걀 소비자 가격도 최근 한 달 새 32% 올랐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채소 가격이 주로 뛰었다. 양파(122.5%)와 배추(112.1%) 가격은 임기 중 두 배 이상 올랐다. 고추장(74.9%), 설탕(57.1%)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은 물가 안정 의지를 밝혔지만 임기 중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6.6%에 달하고 MB물가지수는 23.1% 치솟아 물가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정치 공백기에 뛰는 물가

이명박 정부 때는 정권 말기에,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탄핵정국 전후로 물가가 올랐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12월~2013년 1월 밀가루·소주·간장·고추장·두부·콩나물 등 대부분의 식료품 가격이 뛰었다. 기업들이 인상한 품목만 90여가지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부의 집중 관리로 가격을 올리지 못한 것을 반영했다는 게 기업 설명이었다. 하지만 취임을 앞두고 있던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식품 유통구조가 왜곡돼 있다”고 엄포를 놓으며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 임기 중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이명박 정부 때의 약 5분의 1에 불과해 “저(低)물가에 성공한 정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소주·과자·맥주·탄산음료·빵·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이 일제히 올라 이런 평가가 무색하게 됐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인플레이션 억제가 주요 과제였던 이명박 정부 때와는 달리 이번 정부는 별다른 물가 정책을 쓰지 않아도 됐을 정도였다. 그러나 정치적 공백기에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MB물가지수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밀가루·라면·배추·달걀·과자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52개 주요 생필품을 물가 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는데, 이 품목들의 평균 물가상승률을 말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썼던 용어는 아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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