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수요 어디 갔지? 대치·목동 전세시장 잠잠

입력 2017-01-02 18:33  

방학인데…조용하네

전셋값, 가을보다 떨어져
목동 4단지 47㎡, 3억 이하로
대치동 우성1차도 전셋값 하락

"애들이 줄었어요"
서울 학생수 10년새 30% 감소
예년같은 학군수요 점차 사라져



[ 윤아영 기자 ]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비교적 어려웠지만 서울 시내 인기 학군 지역의 ‘학군 전세특수(학군 이사 수요)’는 잠잠하다. 학군 이주 수요가 가장 많은 겨울방학임에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전·월세 가격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겨울방학 때마다 넘치는 학군 수요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했던 이전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 특수목적고등학교 부상으로 인한 학군 수요 분산, 오를 대로 올라버린 전·월세 가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세 수요 ‘실종’…가격도 하락

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양정중·월촌중·신목중 등 명문 중학교와 자율형 사립고인 한가람고, 양정고가 가까운 목동신시가지 1~6단지에 전세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매매 수요가 끊기자 집주인들이 학군 수요를 노리고 매매에서 전·월세로 전환했다”며 “전세 매물보다 전세 수요가 적어 물건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명 학원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상황도 비슷하다. 이전에는 수능이 끝나면 대치동 학원가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전·월세 문의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잠잠하다. 대치동 W공인 관계자는 “시국도 불안하고 금리 인상 이야기도 있다 보니 전세 수요자들이 호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관망하고 있다”며 “설날이 지나야 봄 이사 수요가 등장하면서 냉각된 분위기가 풀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것도 거래가 부진한 원인이다. 대치동 C공인 관계자는 “임대차 매물은 월세나 반전세가 대부분”이라며 “전세보다 자금 부담이 크다 보니 세입자들이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가격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4단지 전용 47㎡는 지난해 10월까지 3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12월 들어서는 전세 가격이 2억8000만~2억9000만원으로 낮아졌다. 대치동 학원가 인근의 개포우성1차는 작년 겨울방학 때 오히려 전셋값이 하락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015년 12월 7억6500만원이던 전용 84㎡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1월 4000만원 떨어진 7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서울 강북의 대표적 학원가 밀집 지역인 노원구 중계동은 예외다. 이 일대 아파트 전용 84㎡ 전세는 지난해 10월보다 2000만원 오른 5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올라도 재계약을 하는 사람이 많아 매물을 찾기 힘든 동네”라며 “대기를 걸어두고 매물이 생길 때 이사하겠다는 사람이 아직 많다”고 전했다.

◆서울 학생 수 10년 동안 31% 감소

학생 수가 줄어든 것이 학군 이주 수요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2006년 초·중·고교 학생 수는 142만3300명이었지만 올해에는 97만5589명으로 31% 감소했다. 대학입시에서 내신 성적 비중이 높아진 것도 학군 이주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명문고 진학이 대학 입시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높은 주거비를 부담하고 인기 학군으로 이사할 필요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부터 2015년 사이 명문 학군지역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전세대란을 겪으며 매매로 전환된 수요가 많았다”며 “지금 비싸게 전세로 들어갔다가 집값이 전셋값보다 더 떨어지는 ‘깡통전세’가 될까 우려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10년 서울에서 거주하는 가구 중 자녀 교육 때문에 이주한 경험이 있는 가구는 40만8401가구였다. 전체 서울 거주 가구(346만가구)의 11.8%에 해당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이 가구 수가 전체의 7.7%인 27만7001가구로 대폭 감소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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