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 '반도체 슈퍼호황'이 살린 수출·투자…경기회복 선순환 이끄나

입력 2017-02-01 19:45  

1월 수출 11.2% 증가…반도체 41.6%↑

유일호 부총리 "수출·설비투자 등 긍정신호"
주력업종·소비 부진…"일시 반등" 경계론도



[ 황정수 기자 ] 작년 4분기는 국내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시장을 휩쓸던 시기였다. 민간 연구소에서는 ‘마이너스 분기 성장률’ 전망까지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4분기 제로(0.0%) 성장’을 공식화하며 부정적 기류에 가세했다. 하지만 경제지표와 전망을 챙기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은 의외로 담담했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작년 10월부터 줄곧 “4분기가 마이너스로는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며 과도한 비관론을 일축했다. 믿는 구석은 ‘반도체’였다. 소비진작책 약발이 떨어져 소매판매가 주춤해도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이 늘고 투자가 증가하면 경기가 버텨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기재부 전망은 맞아떨어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16년 12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작년 12월 설비투자는 전월에 비해 3.4% 증가했다. 작년 4분기를 놓고 보면 3분기 대비 8.6% 증가해 2009년 4분기(9.8%) 이후 28분기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설비투자 증가율 7년 만에 최고

작년 4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라인에 대규모 투자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장비 투자에 힘입어 12월에는 기계류 투자도 전월 대비 5.1% 증가했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의 낙수효과는 뚜렷했다. 반도체 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에 주문이 쏟아지는 등 관련 산업 전반에 온기가 퍼졌다. 12월 기계 수주는 전월 대비 32.9% 급증하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윤인대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반도체산업은 전후방산업 투자나 생산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며 “반도체 장비·부품 업체에도 온기가 돌면서 작년 12월 투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이 수출 개선으로

반도체 호황은 수출 개선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액(통관 기준)이 전년 동월 대비 11.2% 늘어난 403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늘었다.

반도체 호황발(發) 경기 선순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수출 증가→투자 증가→생산·소비 회복→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33개월 만에 처음이고 설비투자도 3개월 연속 늘었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외부문을 중심으로 일부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낙관론 경계 목소리도

아직 ‘봄’을 기대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작년 12월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제자리걸음(0.0% 증가)했다. 11월 ‘서프라이즈’ 수준의 증가율(1.6%)을 나타낸 데 이은 ‘쉬어가는 국면’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2.3%)를 뺀 전자부품(-5.5%), 금속가공(-5.5%), 기타 운송장비(-6.2%) 등의 주력 업종이 여전히 부진한 것도 부담이다.

소비도 ‘한겨울’이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1.2% 감소하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는 1.0% 늘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4.2%),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1.2%)는 동반 감소했다. 평년보다 따뜻한 기온과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겨울 의류, 연료 판매가 크게 감소한 탓이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3개월 연속 떨어졌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관련해서도 ‘추세적인 개선 사이클’이 아니라 ‘일시적 반등’이라는 경계론이 만만치 않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의 투자는 일시적 성격이 커 보인다”며 “올해 설비투자가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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