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만기 짧은 국내 채권은 선별 매각…미국 지방채 등 해외채권 8조 늘릴 것"

입력 2017-02-08 18:41   수정 2017-02-09 05:09

보험사 CIO에게 듣는다 (2) 권희백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

2021년 도입 IFRS17 선제 대응

늘어나는 부채 만기 대비해해외 장기채 매입으로 상쇄

부동산·인프라·사모펀드 등 해외 대체투자에 3조원 집행

코스피 박스권 탈출 가능성
100조 전체 자산 중 1~2%는 절대수익 추구 상품에 투자



[ 김대훈 / 좌동욱 기자 ] “2021년 도입되는 보험업계의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채권 투자를 8조원가량 늘릴 계획입니다. ”

권희백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전무·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유 자산의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 만기)을 늘리기 위해 잔존 만기가 짧은 국내 채권을 선별해 팔고 해외 장기 채권을 사들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본부장은 국내 2위 생명보험사 한화생명이 보유한 100조원에 달하는 자산 운용을 총괄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다. 그는 “국내 채권은 중장기적으로 보유 비중뿐 아니라 절대 규모도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면서 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부채 만기가 늘어나는 것을 해외 장기 채권 매입으로 상쇄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채권 시장의 큰손인 국내 대형 보험사들은 한화생명과 비슷한 자산 운용 계획을 짜고 있다. 국내 채권 시장 수요가 크게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권 본부장은 “채권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 지방채, 국제기구가 발행한 채권, 산유국들의 달러화 표시 채권 등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채는 글로벌 전문 채권 운용사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BBB+ 등급 투자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매긴 BBB+ 등급은 국내에서 AA- 또는 A+ 등급과 비슷한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유망 투자처로는 미국과 신흥국을 꼽았다. “미국의 양호한 경제 지표와 재정확대 정책 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 이머징마켓(개발도상국) 주식 시장, 글로벌 인프라 시장 등에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달러 강세의 혜택을 받는 일본 시장 전망은 나쁘지 않지만 유럽 시장은 정치적 변수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주식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머징마켓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외 주식 비중을 전년보다 0.4%포인트(4000억원)가량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상장기업들의 영업수익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코스피지수는 5년째 박스권에 갇혀 있다”며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대체투자도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그는 “해외를 중심으로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PEF) 등으로 구분해 3조원 이상의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화생명은 이 같은 운용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한화생명의 운용 인력과 자산을 100%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으로 옮기고 있다. 운용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증권운용 사업부를 지난해 10월 한화자산운용으로 옮긴 데 이어 올 상반기 대체투자사업부도 이관할 예정이다.

권 본부장은 한화증권에서 자산운용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등을 지낸 뒤 2015년 말 한화생명 CIO를 맡았다. 증권업계 출신으로 국내 생보사의 보수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요즘 같은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는 자산부채관리(ALM)라는 보험사의 자산운용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일정 한도에서 추가 수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자산 100조원 중 1조~2조원은 장기 투자 및 투자 자산 다각화 등으로 금리나 주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절대 수익을 추구할 것”이란 계획은 이에 따른 것이다.

김대훈/좌동욱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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