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단지는 56층인데…동부이촌동 한강변 재건축 '15층 제한' 논란

입력 2017-02-23 17:16  

서울시-재건축단지 '층고 갈등'

한강변 기본관리계획 보니…
강가 맞닿은 아파트 동은 15층, 안쪽 동은 25~35층 제한

왕궁맨션 29~35층 재건축안
작년 12월 정비계획 제출했지만 서울시서 '퇴짜' 가능성 높아

삼익아파트도 27~35층 추진
강변 닿은 동 없지만 통과 미지수, 한강맨션은 공유지분 해결 숙제



[ 김형규 기자 ]
한강을 남쪽으로 조망할 수 있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도 재건축 층수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조합들은 한강과 가까운 동(棟)의 층수를 20~30층대로 올리는 내용의 정비계획변경안을 잇달아 내놓지만 서울시는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층수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면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한강조망권 확보가 어려워 재건축사업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동부이촌동 층수 논란 본격화

동부이촌동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삼익아파트(252가구)와 왕궁맨션(250가구), 한강맨션(660가구) 등이다. 이 중 삼익아파트와 왕궁맨션은 층수를 새롭게 결정하기 위한 정비계획 변경 절차에 들어갔다. 삼익아파트는 현재 서울시 심의를 앞두고 있고, 왕궁맨션은 서울시 협의에 앞서 용산구청에서 사전 검토 중이다.

서울시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강변과 맞닿은 아파트 동은 15층, 안쪽으로 들어간 동은 25~35층으로 지어야 한다. 하지만 왕궁맨션 재건축조합은 용적률 245.5%를 적용해 한강변 동을 29층, 뒷동을 35층으로 짓는 내용의 정비계획 변경 신청을 작년 12월 제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층수 계획은 반려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조합은 고층 2개동을 짓길 원하지만 서울시는 중고층 3개동을 섞어 신축하라는 입장인 데다 강 건너 반포동 대림아크로리버파크 등 한강변 단지들이 예외 없이 한강변 동 층수를 15층으로 제한받았기 때문이다.

조합은 용적률(200%)이 낮아 15층 높이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왕궁맨션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지만 서빙고지구 개발기본계획에서 용적률을 200%밖에 받지 못했다. 임종빈 왕궁맨션 재건축 조합장은 “바로 길 건너 래미안첼리투스 아파트는 56층인데 옆에 왕궁맨션만 15층으로 지으면 우스꽝스러울 것”이라며 “재건축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는커녕 도시 미관을 해치고 사업 수익성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렉스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첼리투스는 2009년 한강변에 최고 50~60층 아파트 건축을 허가한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심의를 통과해 56층으로 지어졌다.

삼익아파트는 지난 20일 서울시에 27~35층 높이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신청했다. 현재 도시계획소위원회 자문을 앞두고 있다. 이 단지는 이미 작년 2개동, 31~35층 높이로 짓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가 반려된 바 있다. 층수를 조금 더 낮췄지만 이마저도 그대로 통과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삼익아파트는 한강변에 닿은 동이 없긴 하지만 심의를 거쳐 25~35층 수준으로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맨션, 공유지분 문제 해결해야

한강맨션도 15~35층 높이의 정비계획변경안을 2015년 말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통경축 미확보 등을 이유로 반려했다. 이 단지는 이와 별개로 상가동을 포함한 새로운 정비계획변경안을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다. 당초 상가를 빼고 재건축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상가조합원 동의율이 50%를 넘어 통합 재건축이 가능해져서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무엇보다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28동의 동의율이 40%에 머물고 있어 조합조차 설립하지 못했다. 조합을 설립하려면 전체 조합원의 4분의 3, 동별 조합원의 50%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 전체 조합원 동의율은 85% 수준이다. 송업용 한강맨션 재건축추진위원회 위원장은 “해외나 지방에 살고 있는 가구가 많아 동의 요건 충족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내 공유 지분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강맨션의 놀이터, 관리사무소 등 4290㎡는 조합원 공유지분으로 돼 있다. 분양 당시 최초분양자가 개별 등기를 해가지 않아 그냥 공유지분으로 등기해둔 땅이다. 용산구청은 46년 전 분양받은 최초계약자를 찾아 재건축 동의를 받으라는 입장이다. 추진위는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이 땅의 소유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의 한강변 아파트 층고 제한, 주민 동의 지연 등으로 10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며 “그냥 살고 싶어하는 고령층이 많은 데다 내년에 부활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도 어려워 재건축에 시간이 많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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