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대상 이어 CJ까지…식품업계 3~4세 경영 본격화

입력 2017-03-07 18:23  

딸들이 속속 승진
CJ 이경후·대상 임세령 등 유행 민감한 업계 특성 반영

실력으로 눈도장
SPC 허희수 '쉑쉑' 영입 성공
정식품 정연호, 계열사서 인정



[ 노정동 기자 ] 식품업계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내 식품 대기업들은 1945년 광복 전후로 설립된 기업이 많다. 70여년이 흘러 비슷한 시기에 손주 세대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 창업주는 별세했거나 경영에 참여하기 힘든 고령(高齡)인 경우가 많고, 60대에 들어서는 2세들은 서서히 경영권 승계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오너 3~4세는 대부분 1970년대나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창업주의 손주들이다.


◆딸들의 부상

딸들의 부상이 식품업계 경영권 승계의 특징이다. 유행에 민감한 먹거리를 다루는 식품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CJ는 지난 6일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씨(32)를 CJ미국법인 상무대우로 승진시켰다. CJ 입사 6년 만이다. 사위인 정종환 씨(37)도 CJ미국법인 상무대우로 승진했다. 작년 8월 이 회장이 사면받은 뒤 첫 정기 임원 인사에서 딸을 초고속 승진시키면서 경영권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CJ 관계자는 “서둘러 경영수업을 시키려는 뜻”이라고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말했다. 경후씨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인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전 제일비료 회장)의 손녀다. 동생 선호씨(27)는 CJ제일제당 과장으로서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의 두 자녀는 CJ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재원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요 주주다. 경후씨는 6.91%, 선호씨는 17.97%(2대 주주)를 보유하고 있다.

대상도 작년 11월 인사에서 임창욱 명예회장의 두 딸인 세령씨(40)와 상민씨(37)를 나란히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둘은 고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손녀들이다. 각각 마케팅과 기획·재무에 두각을 나타내 세령씨는 마케팅담당, 상민씨는 전략담당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세령씨는 2014년 청정원 브랜드아이덴티티(BI) 개편 작업을 주도했고, 상민씨는 그동안 미국법인에 있으면서 해외 신사업 전략을 짰다.

◆성과 위주의 평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전무(39)는 작년 7월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인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아 작년 말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제빵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아버지 허 회장의 고민을 해결했다는 평가가 승진에 큰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인 진수씨(40)는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둘은 고 허창성 SPC그룹 창업주의 손주들이다.

‘베지밀’ 두유로 유명한 정식품도 작년 말 창업주인 정재원 명예회장의 장손인 연호씨(40)를 부사장 자리에 앉혔다. 연호씨는 그동안 정식품의 관계사 ‘오쎄’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오쎄는 종합 온라인 쇼핑몰이다.

아워홈은 구자학 회장의 장남이자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본성 부회장(60)이 작년 6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3세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의 아버지는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이다. 구 회장은 지난 1월 구 부회장 직속으로 신사업·해외사업·파이낸싱 부서를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장남의 경영 행보를 밀어주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도 지주회사 체제 구축을 마무리하며 3세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 윤태현 크라운제과 창업주의 장손인 윤석빈 대표(46)는 새로 출범한 지주회사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에 선임됐다. 윤영달 회장의 사위인 신정훈 대표(47)는 해태제과 대표로 히트 상품 ‘허니버터칩’ 개발을 주도했다.

하이트진로는 박문덕 회장의 두 아들인 태영씨(39)와 재홍씨(35)가 각각 부사장과 상무로 재직하면서 아버지를 돕고 있다. 이들은 하이트진로 창업주인 고 박경복 회장의 손주들이다.

사조그룹도 고 주인용 창업주의 장손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40)가 작년 초 승진해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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