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갈라진 광장 "탄핵 불복" vs "박근혜 구속"

입력 2017-03-11 22:29   수정 2017-03-12 06:49

우려했던 충돌은 없어…태극기 "폭력 시위 자제" 호소
촛불 자축 분위기 "격주로 집회 개최…대선 국면 주시"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린 후에도 서울 도심 광장은 여전히 둘로 나뉘었다.

촛불 집회 진영은 11일 축제 분위기 속에 승리를 자축, “박근혜 구속”을 외쳤다. 반면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무효”를 주장했다. 전날과 달리 폭력 시위는 없었다. 양측 사이에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서울에 ‘을호비상령’을 내리고 1만6000여명을 동원해 만전을 기했다.

◆태극기 “보수우파 정권 창출”

태극기 집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저항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국가반란적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며 “헌재 해산을 요구하고, 재판관 9명을 새로 지명해 다시 심판하라”란 성명을 냈다.

수천명의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 무효”를 외쳤다. 상당수 참가자는 전날 헌재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근조’(謹弔)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달았다. 정광용 저항본부 대변인은 “500만 태극기가 당원으로 들어오면 대한민국이 확 뒤집힌다”며 “보수우파 정권을 창출해서 거짓 세력이 저질로 놓은 일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항본부는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 이름으로 현장에서 입당원서를 배부·접수하기도 했다.

탄핵 선고당일 폭력 시위는 이날 되풀이되지 않았다. 오전 한때 친박단체 간부 등 4명이 태평로파출소 앞에서 휘발유 등을 갖고 경찰을 위협한 혐의로 연행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잠잠했졌다. 저항본부는 참가자에게 폭력을 자제해줄 것을 수차례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전날 과격 시위 과정에서 숨진 3명의 참가자에 대한 애도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 차려진 이들의 분향소에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주최 측은 “오는 18일 집회와 함께 시위 도중 사망한 3명의 장례식을 열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특검·재벌 구속” 수면 위로

촛불 집회는 자축 분위기가 만연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 4시께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 20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일부 참가자가 직접 만든 전 등 음식을 시민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이전 집회에서 쓰이던 “이게 나라냐” 피켓은 “이게 나라다, 이게 정의다”로 바뀌었다. 또 “박근혜 탄핵” 대신 “박근혜 구속” 구호를 외쳤다.

본집회에선 그동안 탄핵 요구에 가려졌던 주장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태연 퇴진행동 재벌구속특위장은 “재벌들이 청년실업을 빌미살아 평생 비정규직을 몰아붙인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회장 등을 구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 해직기자인 이용마 씨는 “검찰과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인데 대통령과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다”며 “국민이 언론과 검찰의 인사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종기 세월호 4·16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반드시 세월호 특검을 구성하고 박근혜를 수사해서 책임을 물어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청와대와 총리공간 등 방향으로 행진을 한 후, 다시 광화문에 모여 오후 8시께 가수 전인권, 권진원 등의 콘서트를 즐겼다. 주최 측은 시민 50만명(오후 7시 기준)이 대통령 파면을 자축하기 위해 모였다고 추산했다.

퇴진행동은 이달 25일, 세월호 참사 3주기(4월16일)를 앞둔 4월15일에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대선 국면에서 편파적 개입이 발생하면 다시 촛불을 들겠다”고 밝혔다.

김동현/황정환/구은서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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