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에 맞지 않지만"…삼성전자 사들이는 중소형주펀드

입력 2017-03-22 18:57   수정 2017-03-23 06:08

존 리 메리츠운용 대표도 '고집' 꺾고 삼성전자 매수


[ 김우섭 기자 ] 잦아들 줄 알았던 대형주 강세장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수익률 방어를 위해 삼성전자 등 대형주 편입에 나서고 있다.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삼성전자를 담지 않았던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도 그간의 고집을 꺾고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담기 시작했다.

22일 펀드정보 제공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월4일 기준 국내 설정액 상위 100개 주식형 펀드의 삼성전자 편입 비율(우선주 포함)은 18.11%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12.75% 대비 5.36%포인트 늘어났다.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올 들어 삼성전자 우선주를 펀드의 2.69%(지난달 22일 기준) 담았다. 이 펀드에 담긴 종목 72개의 평균 비중이 1.35%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JP모간자산운용도 삼성전자를 담기 시작했다. 이 회사 대표 주식형 펀드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펀드는 지난해 삼성전자 비중을 17.73%나 늘렸다. 헬스케어펀드인 동부바이오헬스케어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상당수 펀드매니저가 펀드 내 중소형주를 팔아 삼성전자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설정액 상위 100개 펀드의 삼성전자 비중은 작년 1월 대비 5.36% 늘어난 반면 중소형주 비중은 40.20%에서 35.56%로 4.64%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대다수 펀드가 환매로 몸살을 앓았기 때문에 고객의 신규 투자금으로 삼성전자를 샀다고 보기도 어렵다. 작년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7조9445억원에 달한다. 결국 보유하고 있던 중소형주를 팔아 삼성전자를 사들였다고 볼 수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중소형주를 지키고 싶어도 삼성전자가 워낙 가파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당신은 왜 삼성전자를 담지 않느냐’는 상사의 압박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코스닥시장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랠리 속에 올 들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주가지수 가운데 하락세를 보인 곳은 러시아 RTSI(-3.51%)와 코스닥시장(-2.88%)밖에 없다.

이 때문에 중소형주는 지금이 바닥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KB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KB밸류포커스, KB중소형주포커스는 중소형주 반등을 내다보고 여전히 삼성전자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이끄는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도 지난해 삼성전자를 다 팔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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