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아파트가 뜬다] '직주근접' 선호에…강북 도심 새 아파트값 위례·판교도 넘었다

입력 2017-04-09 17:31  

1인가구·맞벌이 증가가 부른 부동산 시장 변화

도심은 새 아파트촌 변신…신도시는 노후화
종로 경희궁자이 12억, 위례자이는 9억원대



[ 설지연 기자 ]
경기 일산신도시 마두동 A아파트 대형 주택형(전용면적 132㎡)에 12년째 거주 중인 고모씨(58)는 집값만 생각하면 울분이 터진다. 이 집은 1기 신도시 집값이 피크를 찍은 2007년에 10억원 이상을 호가했다. 마포 등 서울 강북의 5억~6억원대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4㎡ 이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모두 그를 ‘부동산 부자’라며 부러워했다.

하지만 이 집의 현재 호가는 5억원대에 불과하다. 고씨는 “집을 팔아봐야 7억~8억원대로 뛰어버린 마포 등 강북 전용 84㎡ 규모 아파트도 사지 못하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신도시와 서울 강북 부동산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2006~2007년 ‘천당 아래 분당’ ‘따따블 일산’ 등 각종 유행어를 만들어 낸 1기 신도시 집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당시 신도시보다 집값이 낮았던 마포·서대문·성북·노원구 등 서울 강북 아파트 가격은 2013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신도시 집값을 훌쩍 뛰어넘었다.

◆1기 신도시 정점은 2007년

1기 신도시 집값이 정점을 찍은 것은 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 2007년이다. 당시 분당은 서울 강남구와 함께 ‘버블 세븐’ 지역으로 지정될 정도였다. 그러나 2013년 이후 시작된 수도권 집값 상승기에는 1기 신도시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한강 이북 14개 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513만원(올 3월 말 기준)으로 일산(1163만원)보다 350만원 높았다. 2007년엔 일산이 1356만원으로, 한강 이북(1281만원)보다 비쌌다. 2007년 일산신도시보다 3.3㎡당 매매가가 낮았던 서울 8개 구(강북·관악·구로·금천·노원·동대문·서대문·성북구)는 모두 일산 시세를 추월했다.

그나마 1기 신도시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분당도 강북에 줄줄이 추월당하고 있다. 분당 아파트값은 2006년 3.3㎡당 2037만원으로, 서울 한강이남 11개 구(2139만원)와 맞먹었다. 3월 말 현재는 1599만원으로, 서울 전체 3.3㎡당 매매가인 1924만원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3.3㎡당 1800만~1900만원대로 올라버린 마포·성동·종로·중구 등 강북 6개 구에는 추월을 허용했다.

◆2기 신도시도 도심 집값에 못 미쳐

판교, 동탄1·2, 파주, 위례, 광교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역시 새 아파트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서울 도심권 집값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위례, 판교 등을 제외한 2기 신도시는 서울 중심에서 40㎞ 안팎 떨어져 있어 처음부터 서울 도심의 경쟁이 되지 못하고 있다.

판교와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과 접하고 있어 인기 주거지역으로 부상했지만 서울 사대문 안 새 아파트값에는 미치지 못한다. 위례신도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위례자이’ 전용 101㎡는 8억3000만~9억150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의 같은 주택형은 11억5000만~12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판교신도시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백현동 일대 전용 84㎡ 아파트값도 8억원대 중후반에 형성돼 있지만, 마포 용산 서대문 등에서 10억원을 웃도는 새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도심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뚜렷

1기 신도시 쇠퇴는 노후 주택 증가와 맞물려 있다. 1기 신도시는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에 입주했다. 지은 지 30년이 다 돼 간다. 살기 불편할 뿐만 아니라 기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하기도 어렵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신도시와 달리 서울 강북은 뉴타운 재개발을 통해 새 아파트촌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또 1~2인 가구 증가, 고령화, 맞벌이부부 증가 등 인구구조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직장 병원 등이 가까운 도심에서 살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마음속에 살고 싶어하는 집과 실제 사는 곳을 달리 정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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