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리뷰] '나는 부정한다' 역사 왜곡 세력에 대처하는 법

입력 2017-04-13 08:51   수정 2017-04-13 08:53

유대인 학살 다룬 영화 '나는 부정한다'
위안부 등 한국 현실과 유사 '교훈'




'홀로코스트'(Holocaust)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을 총칭한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유대인 포로 수용소에서 6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이 인종 청소라는 명목 아래 학살당했다.

영화 '나는 부정한다'는 이 홀로코스트 연구의 권위자 데보라 립스타트(레이첼 와이즈)와 홀로코스트를 부인하고 히틀러를 동경하는 데이빗 어빙(티모시 스폴)의 소송에 대한 실화를 담았다.

이야기는 원고 데이빗 어빙이 피고, 펭귄 북스와 데보라 립스타트의 저서 '홀로코스트 부인하기'에서 자신을 '나치 옹호자이자 히틀러 숭배자, 사실을 왜곡해 홀로코스트 학살이 실재하지 않았다고 뒷받침하는 홀로코스트 부인론자'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을 걸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법을 잘 알고 있는 데이빗 어빙은 데보라 립스타트를 '무죄 추정의 법칙'이 없는 영국에서 소송을 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에 따르면 데보라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홀로코스트는 존재했었다'라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했다.

홀로코스트 진위 여부를 놓고 벌어진 법정 공방은 1996년 9월 5일 시작돼 2000년 1월11일까지 총 32번의 공판으로 이어졌다. 재판장 찰스 그레이 판사는 이 케이스에 대해 총 334페이지의 판결문을 쓰지만, 마지막 장(재판 결과)은 결국 공란으로 비워뒀다.

'나는 부정한다'는 실화를 원동력으로 긴장감과 사실적인 묘사로 관객들을 이야기에 몰입시킨다. 특히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빛났다.

레이첼 와이즈는 유대인 홀로코스트 역사학자 데보라 교수 역을 맡아 지적인 이미지와 매사에 자신감 넘치는 모습, 실존 인물의 액센트 등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변호인팀의 권유로 법정에서 말 한 번 하지 못하지만, 커다란 눈동자와 미세하게 움직이는 근육으로 절박함을 표현해냈다.

어빙 역에는 영화 '미스터 터너'로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티모시 스폴이 맡았다. 그는 이 이야기의 명백한 안타고니스트로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홀로코스트의 존재를 부정하는 '밉상'으로 거듭났다.

'배트맨 비긴즈', '스노든' 등에 출연했던 톰 윌킨슨은 이 영화에서 이성과 감성을 모두 겸비한 제대로 된 변호인으로 등장, 데보라의 마음을 다독이면서도 촌철살인의 변론으로 통쾌한 감동을 자아낸다.

영국 드라마 '셜록'의 모리아티 역으로 국내 팬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던 앤드류 스캇은 살인마의 옷을 벗고, 이성적인 판단력과 열정적인 지성을 자랑하는 변호사팀의 리더 앤서니로 분했다. 또 홈즈의 형 마이크로포트 역을 맡았던 마크 게티스도 출연, 반가움을 더했다.

영화는 데보라와 주변인물을 통해 양심과 진실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상기시킨다. 또 역사를 구미에 맞게 날조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에 대해 날카로운 경고장을 날린다. 상영시간 110분, 오는 26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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