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판도 바꾸는 IFRS17] 질병·사고 대비하는 보장성상품으로 보험산업 '무게중심' 이동

입력 2017-05-01 17:22   수정 2017-05-02 05:28

(1) 대폭 바뀌는 보험상품

IFRS17 시행되면
저축성보험료 매출에서 제외
금리 떨어진 만큼 부채 커져
2021년 도입…보험사 준비 시작
변액 비중 커지고 상품 단순해져



[ 박신영 기자 ]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은 보험회사 회계장부 작성에 대한 새 기준이다. 지금까지 보험회사에 유리하게 회계장부를 꾸며 왔지만, 앞으로는 객관적으로 작성하라는 것이 IFRS17의 원칙이다. IFRS17은 보험회사 회계장부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새로 장부를 쓰다 보니 매출은 크게 줄고 부채는 대폭 증가한다. 소비자들이 보험회사를 새로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보험회사들은 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해 매출은 유지하고 부채는 줄이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회계장부 투명성 높이는 계기

IFRS17의 핵심은 두 가지다. 우선 매출에서 저축성보험료를 제외하고, ‘시가’ 기준으로 보험부채를 계산한다. 현재 저축성보험료는 전부 매출로 잡힌다. IFRS17은 저축성보험료에서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금과 사업비를 제외한다. 일부 마진만 매출에 포함하도록 했다. IFRS17이 도입되면 한국 보험사들의 매출은 현재의 30% 수준까지 급락할 것으로 보험개발원은 예상했다.

다음으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내줄 보험금, 즉 보험 부채 계산 기준도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현재는 고객에게 고금리를 약속한 보험상품 부채를 계산할 때도 고금리를 적용한다. 회계장부에 부채 규모를 작게 잡아도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충분히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는 현재 금리 수준을 반영해야 한다. 저금리 상황에선 부채 규모를 더 크게 잡아야 고객에게 줄 보험금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IFRS17은 13년 전 IFRS4라는 이름으로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핵심 내용은 지난해 11월 확정됐다. 도입 시기는 2021년이지만 회계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한국 보험사들은 이미 IFRS17에 맞춰 상품 구성을 재편하고, 자본 확충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회계 작성 기준이 세계적으로 통일되기 때문에 보험사 간 재무 건전성을 국적에 관계없이 쉽게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 보장성보험으로 재편

한국 보험사들은 앞으로 저축성보험을 대폭 줄이는 대신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IFRS17에 따르면 저축성보험에서 올릴 수 있는 매출이 현재 수준에서 70%가량 떨어질 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도 도움이 안 된다. 실제 생명보험사들의 보장성보험에 따른 수입보험료 규모는 2014년 말 33조원 규모에서 2016년 말 40조원가량으로 급증했다.

반면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는 같은 기간 44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금리 변동 리스크를 부채에 반영토록 하는 IFRS17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김대규 보험개발원 팀장은 “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으로 영업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도 금리 변동 리스크를 덜 수 있어서다”고 설명했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 상품에 비해 이자가 적다. 변액보험은 금리 변동 리스크를 소비자가 안는다.

보험료도 기존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변액보험이라고 하더라도 변액연금보험 중에 최저연금적립금 혹은 실적배당연금액을 최저보증해주는 상품이 있다. 이 같은 최저보증 장치도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로 계산되기 때문에 보험사로선 최저보증 옵션을 없애거나 보험료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이준섭 보험개발원 상무는 “종신보험 중엔 추가 비용 없이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며 “앞으로는 여기에도 보험료가 계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IFRS17

보험회사에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전 세계 보험회사의 재무 상황을 같은 기준에 따라 평가·비교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닌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뿐 아니라 은행 증권사 등이 판매하는 전체 금융상품에 대한 회계기준은 IFRS9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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