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안부 보고서' 발간…정부 차원 '백서' 계획 철회

입력 2017-05-03 15:04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정부 정책과 조치, 국내외 연구성과 등을 정리한 민간 연구용역 보고서를 펴냈다. 2014년부터 추진해온 정부 차원의 '위안부 백서' 발간 계획은 사실상 철회했다.

여성가족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보고서'를 이달 4일 발간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포하고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도 게재한다고 3일 밝혔다.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와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소속 연구진 10명이 작성한 보고서는 216쪽 분량의 본권과 각종 사료를 수록한 분권으로 구성됐다. △일본군 위안부 제도 전반에 관한 역사적 사실과 피해 실태 △한국·일본 정부의 대응 과정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문제해결 노력 △국제사회의 인식 등을 담았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내외 각종 자료를 모아 정리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가 조선인 피해자 강제동원에 관여했고, 따라서 법적 책임도 있다는 기존 한국측 주된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피해자 가운데 일본인·조선인 모집업자에게 동원된 경우가 51.1%라는 2001년 '일본군 위안부 증언통계 자료집'을 인용해 "업자의 동원이라 하더라도 일본군 관헌의 요청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공권력에 그 최종적인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물리적 강제보다는 '공출'이라는 행정력을 통한 강제동원 방식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감언이설이나 취업사기의 방식이 적극적으로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2015년 한일 정부간 합의에 대해 "법적배상을 합의문에 명백한 형태로 담지 못했다는 점은 협상의 가장 근본적인 한계"라고 지적했다. 합의 이후 불거진 평화의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본질 합의'가 성실하게 이행될 때 비로소 검토되는 '부수 합의'에 불과하다"며 "10억 엔 거출을 끝냈으니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손을 털고 소녀상 이전을 압박하겠다는 태도는 합의의 곡해이며 오독"이라고 주장했다.

또 1992년 외무부 산하 '정신대문제 실무대책반'이 작성한 '일제하 군대위안부 실태조사 중간보고서'를 참고하고 이후 경과를 추가했다. 재작년 양국 정부간 합의에 비판적인 여론을 반영했지만 정부 공식입장은 아니다. 여가부는 보고서 앞쪽에 "보고서의 내용은 연구진의 의견이며, 여성가족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혀둡니다"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학술적 견해와 입장을 아우르는 내용을 도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정부 명의 '위안부 백서'의 초안 격인 민간 연구결과를 다듬은 것이다. 정부는 2014년 6월 일본이 '고노 담화 검증보고서'를 작성하며 위안부 피해자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외교적 압박 차원에서 백서 발간을 추진했다.

용역을 수행한 연구진은 2015년 12월30일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보다 이틀 전 한일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합의함에 따라 백서 발간 작업이 미뤄져왔다. 백서를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로 번역해 국제사회에 일본의 만행을 알린다는 당초 계획도 이번 보고서 발간과 함께 사실상 무산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정부의 단일한 입장을 내놓기보다는 다양한 사회적 논의와 학계의 연구 흐름을 정리했다. 당초 계획한 백서를 보고서로 발간한다고 보면 된다"며 "외국어 번역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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