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한 이미지 벗은 도자비엔날레…대중과 소통하는 모두의 축제로~

입력 2017-05-18 16:41  

광주·이천·여주서 28일까지
'탄생·성장·죽음' 주제로 진행…고대·근세·현대 작품 수백점 전시
영국·이탈리아 도예작가도 참여



[ 윤상연 기자 ] 본지는 대한민국의 주요 문화관광유산을 찾아가고 있다. 서울(한양성), 수원(화성)에 이어 이번에는 강화도, 한국 최초 관문인 인천항(개항장), 도자기의 산실인 이천 여주 광주 중심의 세계도자비엔날레, 경기도의 안보관광 등 수도권의 주요 문화관광유산을 조명해본다. 최근 진행 중인 경기도 세계비엔날레의 의미와 성과, 그리고 한국 근대 문명발상지인 인천항의 개항장을 타임머신을 타고 체험하는 관광상품,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강화도의 역사적 가치를 살펴본다. 또한 ‘공항철도 타고 떠나는 바다여행’도 특별히 선보인다.

경기도와 한국도자재단이 도자문화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2년마다 여는 ‘2017 제9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국내 작가와 영국, 이탈리아 등 세계 76개 해외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22일 개막했다. 올해 비엔날레는 ‘서사-삶을 노래하다’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로 대중과 공감하는 행사로 기획됐다. 대한민국 도자 산실인 광주, 이천, 여주 등 3개 시의 도자기축제와 연계해 국제행사로 열리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관람객은 90만명을 돌파했다. 오는 28일 폐막일까지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이천 세라피아, 여주도자세상 등에서 열린 3개 시의 도자기축제는 지난 7일 광주를 시작으로 폐막했다. 이천과 여주 도자기축제도 지난 14일 폐막했다. 도자기축제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2003년 제2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부터 3개 시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지역의 도자기축제는 폐막했지만 각 지역에서 열리는 비엔날레 행사인 전시, 워크숍, 체험 프로그램, 주말 이벤트 등은 갈수록 인기를 모으며 계속 진행되고 있다.

도자비엔날레 전시, 워크숍, 체험, 주말이벤트 갈수록 인기

남경필 경기지사는 “어느덧 9회째를 맞은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국제문화행사로 발돋움했다”며 “전 세계 76개국의 다양한 문화에서 탄생한 수천 점의 도자기가 ‘삶’이라는 주제로 한데 모여 매머드 도자기 축제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도자비엔날레는 동시대 사회와 문화, 개인과 집단의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도자를 통해 대중들과 공감하는 행사다. 도는 올해 도자비엔날레 행사에 26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주요 행사는 영국과 이탈리아 도예작가들이 참여하는 도자문화교류행사, 국제도자워크숍 등을 진행하는 도자문화이벤트,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도자체험한마당 등으로 풍성하다. 여기에 광주, 이천, 여주 등 각 지역의 도자기축제가 진행돼 방문객들에게 도자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자비엔날레는 미술 행사가 가진 기존의 ‘고상한’ 이미지를 벗고 여느 해보다 더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기획전들은 인간의 삶과 가장 가까운 ‘탄생, 성장, 죽음’을 소재로 한다. 우관호 도자비엔날레 전시감독은 “올해 비엔날레는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 광주는 과거, 이천은 현재, 여주는 미래로 설정해 인간의 삶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은 참여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하는 예술 이벤트가 많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시민과 작가가 홈스테이로 교류하는 국제도자워크숍이나 각 국의 작가가 직접 관람객과 소통하며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프로그램이 많다. 다양한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전문성과 대중성이 공존하는 예술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고대부터 근세까지의 도자 작품 전시-과거 표현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열리는 도자기축제는 ‘기억: 삶을 돌아보다’를 주제로 인간의 삶을 서사하는 과거 유물 140여 점과 유물이 내포한 이야기를 재해석한 현대 도자작품 29점이 전시됐다. 과거 유물은 일본 아이치현도자미술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등의 소장품 가운데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인간의 삶이 고대부터 근세까지 반영된 구체적인 형상들이다. 국내외 주요 박물관 소장품 중 한국의 토우, 중국의 도용과 가형명기, 일본의 민속 흙 인형 하니와와 등 인간의 삶과 닮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경기도자박물관에서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기능적 도자유물들을 기반으로 인간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현대도자 작품들을 병행 전시해 과거와 현재의 대비된 관점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 및 이벤트로는 ‘나도 도예가’, ‘도자 작가와 만남’, ‘토우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국내외 현대 도자작품 80여점 전시-현재 표현

이천세라피아 인근 세계도자센터에서는 ‘기록: 삶을 말하다’ 주제전이 진행 중이다. 서사적 현대도자의 시작을 알리는 1960년~1980년대 주요 작가들의 작품들과 현재 세계 각 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동일한 성향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개인과 세계에 대한 작가 고유의 해석력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인간의 삶을 서사하는 국내외 현대 도자작품 80여 점을 전시했다.

제 1섹션에서는 로버트 아네바이올라 프레이 등 현대 서사적 양식의 시발이 된 조형도자 작가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혁신적인 의식과 태도를 재조명했다. 제 2섹션에서는 동시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작가 20명의 작품을 통해 개인과 사회를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천에서는 주제전 외에 참여 작가와 관람객이 작품을 만드는 국제도자워크숍 ‘투게더 캠프’, ‘예술놀이터’, ‘도자문화나눔이벤트’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 도자 작가들의 ‘골호’ 작품 전시-미래 표현

올해 도자비엔날레의 전시 가운데 관람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전시행사로는 단연 여주에서 펼쳐지는 ‘기념: 삶을 기리다’ 주제전이 꼽힌다. 이 전시에서는 미래 도자문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현대 도자 작가들의 골호(유골함) 작품 230여점을 선보였다. 생사의 개념을 담고 있는 골호 작품을 통해 죽음과 삶을 재조명한다. 지금까지 사회 통념상 ‘죽음’은 부정적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에는 웰빙(well-being), 웰에이징(well-aging)에 이어 웰다잉(well-dying)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죽음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화장 문화의 확산으로 그동안 적극적으로 다루지 못했던 ‘죽음’이라는 소재를 수용해 삶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안식처로서 골호의 새로운 개념을 창출하고 도자 영역의 기반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23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본인, 혹은 사랑하는 사람 또는 기념하고 싶은 대상을 정하고 그 사람의 일생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과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해 되새겨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전시회와 함께 액자 만들기 등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신나는 도자놀이방’, 유명작가와 함께 하는 ‘물레시연이벤트’ 등이 진행된다.

임인영 한국도자재단 홍보담당은 “2019년 제10회 도자비엔날레는 더욱 다양한 도자체험과 이벤트 등을 마련해 해외 도자작가들이 더욱 많이 참석하는 행사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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