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투자 '실탄' 확보 나선 기업들…회사채 발행 '4년 반 만에 최대'

입력 2017-05-19 18:01  

'기지개' 켠 회사채 시장

1~4월 15조6180억원 조달…작년 전체 발행액의 46%
경기 회복 확인한 기업들 "미뤘던 투자 위해 자금 마련"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 14.3%…7년 만에 최대치 기록



[ 김진성/하헌형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19일 오후 3시31분

지난달 국내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이 월 기준으로 4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사업 확장과 설비투자,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기업이 늘어난 결과다.

◆호황 맞은 회사채 시장

19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지난달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5조7180억원을 조달했다.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역대 1, 2위는 각각 2012년 10월(6조390억원)과 7월(5조9444억원)이다. 기간으로 따지면 2012년 10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에 힘입어 올 1~4월 국내 기업이 발행한 공모 회사채는 15조6180억원으로 불었다. 이는 작년 전체 발행액(33조6419억원)의 46.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초 회사채 시장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회사채 발행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장 금리가 상승세(채권 가격 하락세)를 탄 데다 3월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 사태가 터지면서 기관투자가의 회사채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난해 국내 기업의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40조원 밑으로 내려간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탰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전략실장은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이행이 늦춰지고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프렉시트) 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회사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르게 돌아갔다. 국내외 수요가 늘면서 각종 경제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국내 기업은 올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국내외 경기가 호황 국면에 들어간 걸 확인한 기업들은 수년간 미룬 투자를 재개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섰고, 그 결과 회사채 발행액이 급증했다.

기업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회사채 금리-국고채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신용등급 ‘AA-’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격차는 작년 말 0.5%포인트를 넘었으나 현재 0.4%포인트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투자 본격화하는 기업들

전문가들은 올 들어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의 ‘양’이 늘었을 뿐 아니라 ‘질’도 좋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까지 차입금 상환이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이 많았지만 올 들어서는 사업 확장과 신규 투자를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작년 1분기 대비)은 14.3%로, 분기 기준으로 2010년 3분기 이후 약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LG CNS, SK머티리얼즈, 한국수력원자력, 한화토탈 등 4개 기업이 설비투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각각 수천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일시멘트는 현대시멘트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7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찍었다.

주요 기업의 투자자금 확보 움직임은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8000억원을 조달한 LG화학이 대표적인 예다. 8000억원은 국내 기업이 회사채 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LG화학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4000억원을 충남 대산공장 증설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4일 50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LG하우시스(발행액 1500억원)와 롯데렌탈(2000억원) 등도 투자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기업들의 투자금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작년까지 주춤하던 수출이 회복되면서 기업의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며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하면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은 한층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성/하헌형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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