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사무실로 출근하라"…재택근무 전격 폐지

입력 2017-05-19 18:07   수정 2017-05-20 06:48

20분기 연속 매출 곤두박질에 '직원 협업'으로 업무방식 선회
재택근무자 전체의 40% 달해…"복귀하거나 퇴사" 거취결정 통보



[ 박상익 기자 ] 재택근무제 시행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IBM이 수십 년 동안 유지해온 이 제도를 전격 폐지하기로 했다.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업무 속도를 높이려면 사무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일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BM은 최근 재택근무를 하는 수천 명의 직원에게 “한 달 안에 거주지역 사무실로 복귀하라. 그렇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애틀랜타, 오스틴, 시카고,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일하는 IBM 마케팅 담당 직원은 지역 사무실로 통근할지 여부를 한 달 안에 결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직원에게는 90일의 유예기간을 주고 거취를 결정하도록 했다.

IBM 전체 직원 수는 약 38만 명으로 이 중 40% 정도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IBM은 그동안 자사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언제, 어느 곳이든 일터가 된다’며 고객에게 홍보하고 사내에서도 직원에게 유연한 근무를 허용했다. 하지만 20분기 연속 매출이 줄어들면서 경영진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로리 프리드먼 IBM 대변인은 “재택근무자 중 다수가 사무실에서의 협업을 선택했다”며 “회사는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자료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고객을 응대할 수 있도록 디지털 마케팅팀을 다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수천 명이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왓슨, 소프트웨어 개발, 디자인 관련 부서에 재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가 없어지면 상당수 직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사실상 해고를 유도하는 조치란 지적도 나오지만 회사 측은 비용 절감 목적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IBM의 결정은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미국 일부 대기업 경영진 사이에서 재택근무제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직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재택근무제를 없애지 못하고 있는 다른 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기업 야후는 2013년 재택근무제를 폐지했다. 최근엔 뱅크오브아메리카, 건강보험 회사인 애트나도 뒤를 이었다. 제니퍼 글래스 미국 텍사스대 교수는 “기업들은 재택근무가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줄어든 비용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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