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년 '혁신 자존심' 무너진 포드…CEO 교체로 돌파구 찾는다

입력 2017-05-22 17:59  

실적 부진에 3년간 주가 40% 하락
GM·테슬라에 밀리자 투자자 반발
직원 10% 감원 등 구조조정 나서

새 대표에 자율주행차 전문가
미래 신기술에 투자 늘릴 듯



[ 김현석 기자 ]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보다 시가총액에서 뒤처진 미국 2위 자동차 업체 포드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 완성차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 미래 비전에서 테슬라에 밀리는 포드는 지난 1년간 주가가 30%가량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압력을 받아 왔다.


◆3년 만에 강제 퇴출되는 CEO

포브스, AP통신 등은 21일(현지시간) 마크 필즈 포드 CEO가 22일 퇴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8년간 포드에서 일해온 필즈는 2014년 앨런 멀럴리 전 회장 후임으로 CEO를 맡았다.

하지만 재임한 지난 3년간 주가가 4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주엔 세계적으로 직원 10% 감원을 포함해 연간 30억달러(약 3조3558억원)에 이르는 비용 절감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도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창립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 윌리엄 포드 의장이 이끄는 이사회가 CEO 교체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자에는 짐 해켓 포드스마트모빌리티 대표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가로 알려진 해켓은 2013년 포드에 합류했다.

◆혁신가 다시 찾은 ‘혁신 원조’

포드는 혁신의 대명사다. 1913년 헨리 포드가 도입한 ‘포디즘(포드주의: 컨베이어벨트를 업계 처음으로 도입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혁신)’을 통해 세계 자동차산업을 선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GM, 크라이슬러 등은 미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아 겨우 회생했지만, 포드는 자력으로 돈을 빌려 살아난 뒤 모두 갚았다. 주가도 금융위기 이후 2015년 중반까지 조금씩 올랐다. 2015년 사상 최대 수준인 73억달러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지난 5년간 250억달러가 넘는 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도 46억달러에 이르는 순이익을 올렸다.

나름 선방했지만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게 문제였다. GM은 2015년 97억달러, 2016년 94억달러 순이익을 냈다. 세계 시장에서 골고루 판매가 이뤄지는 GM과 달리 포드는 북미와 유럽 판매 비중이 높다. 최대 시장 북미에서는 대형 픽업트럭(F150)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말부터 미국 시장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자 포드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작년 미국 판매량이 7만대가량 줄었다. 4분기에 7억8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올 들어서도 4개월 연속 판매량이 줄었다. 재고는 최근 12년간 최고치인 400만 대를 넘었다. 자동차 대출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고, 연체율(30일 이상)도 1분기 7.35%로 높아졌다. 당분간 판매 침체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포드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이유다. 포드는 중국에서도 올 1~2월 판매가 전년 대비 30%가량 줄어드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의욕 앞서나 수익은 못 내

현재가 안 좋다면 미래라도 좋아야 한다. 필즈 CEO는 그동안 포드 사업모델을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며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에 45억달러를 투자했다.

그는 라이다(LiDAR) 센서를 만드는 벨로다인, 인공지능(AI)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는 아르고 등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카셰어링 회사인 캐리엇도 인수했다.

관건은 수익이었다. 과도한 투자가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달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포드는 신기술 투자로 올해 세전이익이 작년보다 10억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필즈가 이사 및 투자자들에게 주가 하락 원인 등 집중적인 추궁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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