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코리아] 미국선 대기업이 VC 역할…"기술 필요땐 언제든 벤처 인수"

입력 2017-05-23 19:40   수정 2017-05-24 05:01

스타트업이 산업판도 바꾼다

인텔·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 자회사 형태 벤처캐피털 설립
전체 스타트업 투자금 20% 차지



[ 송형석 기자 ]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주주 명단을 살펴보면 구글이나 인텔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이름이 많이 눈에 띈다. 기업이 벤처캐피털(VC)을 만들어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 사례들이다. CVC(corporate venture capital)로 불리는 기업 주도형 VC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CVC가 지난해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만 249억달러(약 28조원)에 이른다. 전체 스타트업 투자금 중 20% 안팎이 CVC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 스타트업 정보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13년 95억달러에 불과하던 CVC의 스타트업 투자액이 2014년 168억달러, 2015년 284억달러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투자 열기가 시들했다는 평가를 받은 지난해에도 249억달러를 집행했다. CVC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CVC는 2012년 55개에서 지난해 148개로 증가했다. 인텔과 구글, 삼성전자 같은 정보기술(IT) 대기업은 물론 제트블루 같은 저비용 항공사, 캠벨수프 같은 식품회사 등도 CVC를 운영 중이다.

대기업들이 CVC를 별도로 두는 이유는 인수합병(M&A) 후보군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VC 활동을 통해 우량 스타트업 현황을 점검하다가 사업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M&A에 나서는 식이다. 기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구글이 2013년 1500만달러에 인수한 풍력발전용 터빈제조업체 마카니가 대표적인 사례다. 구글은 계열 CVC인 구글벤처스(GV)를 통해 이 회사를 관리하다가 M&A를 결정했다. 현재 구글은 마카니의 기술을 활용해 공중에서 전기를 만드는 ‘에너지 연’을 개발하고 있다. 2014년 구글이 32억달러에 인수한 온도조절장치 제조업체 네스트도 비슷한 사례다. GV의 지분투자를 통해 기업 잠재력을 살펴본 뒤 아예 회사를 사들였다.

VC 활동은 신기술 동향을 탐색하고 인재를 수혈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투자나 M&A에 나서는 사례까지 있을 정도다. VC 활동은 그 자체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GV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에 초기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데이비드 크랜 GV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 발달에 힘입어 초기 스타트업도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흥미로운 기술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곳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 CVC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사업 관련 목적으로 키사, 지오메드 등 9개 비상장 해외 기업의 지분을 사들였다. 투자금액은 기업별로 20억원에서 70억원 사이다. 대부분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센서, 보안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다. 필요한 기술을 빠르게 수혈하기 위해 CVC를 통한 스타트업 지분 투자에 나섰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한화그룹의 IT계열 기업인 한화S&C도 2014년 벤처투자사 드림플러스를 설립해 2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새너제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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