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의 땅, 신흥시장

입력 2017-06-19 23:01  

문재도 <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mjd00053@ksure.or.kr >


“우리 회사와 거래하는 바이어가 그렇게 부실할리 없습니다. 신용조사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무역보험 지원 사전 단계로 신흥국 수입자에 대해 신용조사를 한 뒤 우리 수출기업으로부터 듣게 되는 안타까운 말이다.

정보통신기술 발달,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으로 해외 수입자의 신용도 파악이 쉬워지고 있지만 신흥시장만큼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매출과 자산, 순이익 등 기초 데이터를 조사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흥국 기업은 정치권력의 주의를 끌지 않기 위해, 혹은 세금 탈루를 목적으로 수익이나 자산을 축소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 기존 업체를 고의로 부도낸 뒤 신규 업체를 설립해 영업을 이어가기도 한다. 만연한 부정부패와 미비한 법규에서 비롯된 어두운 모습인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동유럽, 중남미, 아프리카의 많은 신흥국은 수년째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신흥시장은 높은 위험에 비례해 수익성이 높은 시장이다.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로 부상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한 글로벌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2009년 18억 명인 세계 중산층 인구는 2020년 32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대부분 신흥시장에서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우리 기업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그래서 국내 수출기업은 신흥국 수입자에 대해 가능한 많은 금액의 보험 한도를 요청한다. 수입자 신용정보 이면에 숨어 있는 현지시장 특성, 수입자 영업 역량과 성장성을 추가로 고려해 달라고 말한다.

이런 배경에서 ‘모바일-K 오피스’가 탄생했다. 무역보험공사 직원이 수출기업과 함께 신흥국 수입자를 직접 방문해 경영진 면담 등 실제 영업현황을 확인해 수입자의 옥석을 가린다. 신용조사, 보험한도 책정까지 현지에서 일괄 지원하는 ‘이동 사무실’이다. 2012년부터 모바일-K 오피스로 14억달러의 무역보험 한도를 책정해 한국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참여기업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지난 중국 출장길에서 만난 한 상사주재원이 떠오른다. 유창한 중국어, 행동거지에서 그를 중국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중국사람들과 부대끼며 정착하려다 보니 반은 중국인이 다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늘도 수많은 우리 기업인이 끈기와 집념으로 신흥시장 개척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도 이들을 위해 맞춤형 현지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것이다.

문재도 <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mjd00053@ksure.or.kr >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