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정 "스윙·멘탈 한뼘 더 성장…지난해 아픈 기억, 우승으로 씻겠다"

입력 2017-06-20 19:07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 22일 개막

'여고생 괴물' 성은정 당찬 출사표
작년 대회 막판까지 선두 달리다 18번홀 '통한의 트리플 보기'
연장전서 패해 아쉬운 준우승

'뼈아픈 경험'한 뒤 승승장구…세계 여자아마추어골프 휩쓸어
한·미·일 프로무대 두루 돌며 실력·자신감 키워 우승 도전장



[ 최진석 기자 ]
“올해는 제대로 승부를 내보고 싶어요.”

‘아마 최강’ 성은정(18·영파여고)이 22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 참가를 앞두고 밝힌 각오다. 짧은 문장에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성은정은 “작년 이 대회는 12년 골프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 중 하나였다”며 “올해는 4라운드까지 자신 있는 샷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은정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4라운드 17번홀(파4)까지 2위에 3타 차 단독선두였다. 하지만 18번홀(파5)에서 통한의 트리플 보기로 연장전에 들어갔고, 오지현(21·KB금융그룹)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성은정은 “대회가 끝난 뒤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며 “올해는 실력을 더 쌓았고 자신감도 장착한 만큼 작년의 기억을 좋은 추억으로 바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은정 “한 뼘 더 성장”

2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CC에서 연습 중인 성은정을 만났다. 평소 태광CC에서 연습하지만 이번엔 대회장이 경기 안산의 아일랜드CC임을 감안해 장소를 바꿨다. 성은정은 “아일랜드CC가 섬에 있기 때문에 바닷바람을 잘 이용해야 한다”며 “지난달에 아일랜드CC를 두 번 찾아가 라운드를 해보는 등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만난 성은정은 키가 1㎝ 정도 더 컸다. 키 176㎝의 좋은 체격 조건을 지닌 성은정은 “작년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이후 1년 동안 골프 선수로서도 한 뼘 더 성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 한 달 후인 7월에 US 여자 주니어 골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8월에는 US 여자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컵을 들었다. 한 해에 두 대회를 석권한 선수는 성은정이 처음이다.

아마추어 골프계에서 ‘세계 최강’ 자리에 오른 성은정은 이후 한·미·일 프로 무대를 두루 경험했다. 지난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에서 공동 16위에 올라 주목받은 그는 같은 달 LPGA 투어 텍사스슛아웃에서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특히 텍사스슛아웃에선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올라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다. 그는 “한국 투어에서 챔피언조로 경기한 것과는 또 다른 중압감이 있었다”며 “거센 바람 등으로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많은 걸 공부할 수 있는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자신감 충전, 올해는 우승하고파”

성은정은 “올해 가장 달라진 점은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한경 대회에 출전했을 때는 샷 컨트롤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예상 밖으로 좋은 스코어가 나왔다”며 “마지막 날 18번홀에서 떨리지 않았지만 샷 컨트롤에 실패하면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후 성은정은 스윙과 멘탈 수양에 나섰다. 성은정은 “무엇보다 자신있는 골프를 하고 싶다”며 “더 공격적으로 경기할 수 있도록 스윙과 멘탈을 교정했다”고 전했다. 이후 성은정은 샷을 하기 전에 생각도 간결하게 한다. 고민보다는 감각에 의존해 ‘공을 던지듯’ 친다. 과감한 드라이버 샷은 평균 비거리가 260야드에 달한다. ‘차세대 장타여왕’을 예약할 만한 수치다.

성은정은 올해 대회에서 다시 한번 정면 승부를 노린다. 고등학교 3학년인 성은정은 올해 11월에 프로 전향을 할 수 있다. 프로 데뷔 전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면 올 하반기부터 국내 투어를 뛸 수도 있다. 성은정은 “우승을 통해 프로 무대에 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며 “우승이 아니어도 자신감 있고 공격적으로 임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은정 선수는

◆생년월일 : 1999년 10월31일 (올해 11월 프로 전향 가능) ]
◆학교 : 영파여고 3학년
◆키 : 176㎝
◆특기 : 장타(평균 260야드)
*KLPGA 투어 드라이브 비거리 1위 269.72야드(이나경)

인천=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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