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만난 작은 거인①] 억대 매출액 소상공인 성공신화…비결은 '플랫폼'

입력 2017-06-23 09:30   수정 2017-06-28 17:15

소상공인·IT 플랫폼 만난 '상생' 모델 늘어나
오픈마켓보다 낮은 비용·진입장벽




먹고 살기 힘든 시대다. 취직은 하기도 어렵고 직접 차리자니 이 또한 고되기만 하다. 국세청이 발표한 ‘2016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창업한 개인사업자는 106만8000명이었지만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73만9000명에 달했다. 매일 2000명 꼴로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도 IT(정보기술)로 작은 사업을 크게 일으키는 주인공들이 있다. 보이는 가게 크기와 직원수는 터무니 없을 정도로 작지만, 보이지 않는 이들의 꿈과 IT 세상은 무궁무진하다. 저성장 시대에서 IT로 꿈에 바짝 다가가고 있는 거인들을 만나본다. [편집자주]

"4년 전 달랑 4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가게도 직원도 없다보니, 부르면 제가 직접 가서 차를 고쳤습니다. 지금 연매출은 22억원 정도입니다."

박승우 카페인터 대표는 자동차 출장 수리 사업을 키운 일등공신으로 중고거래 앱(응용프로그램) '번개장터'를 꼽았다. 2013년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앞에서 하루 종일 명함을 돌렸다. 매일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그에게 지인이 번개장터 전문상점 입점을 권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테이블 6개짜리 개인식당에서 시작해 1년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전환했습니다. 요식업 종사자라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과감히 써보세요. 크고 작은 부분에서 생각지 못했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제버거 전문점 '곰스603'을 운영하는 나기주 대표의 오랜 고민은 단골 고객 확보였다. 식당 규모도 작은 데다 뜨내기손님이 많아 매출이 들쑥날쑥했기 때문이다. 2014년 의외의 곳에서 답을 찾았다. 시험삼아 쓰기 시작한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을 통해서였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근 10여개 기업의 직원들을 잠재 손님으로 끌어들이면서 매출이 안정됐다.

"비용 부담 탓에 인터넷 광고는 엄두도 못냈었죠. 저희처럼 작은 공방은 메이저 가구 브랜드와 같은 시작점에 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서울 홍대앞에서 가구공방 '에그스타'를 운영하던 정일 대표는 2015년 1월 '네이버 쇼핑윈도'에 입점했다. 이전까지는 제대로된 광고 한 번 내본적이 없던 그였다. 입점 비용도 판매 수수료도 없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입점을 결정했다. 에그스타의 월매출이 1억원을 넘긴 것은 그로부터 9개월 만이었다.

◆오픈 플랫폼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소상공인들에게 사업 초기에 겪는 어려움을 꼽으라고 하면 '마케팅'과 '홍보'라고 답한다. 최근 이러한 고민을 IT 플랫폼을 통해 해결하며 성공의 밑거름을 쌓는 '작은 거인'이 많다.

이들은 IT 플랫폼만 잘 활용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손님들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진입 장벽이 낮은 '오픈 플랫폼'도 많이 생겨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설명이다.

과거 플랫폼이라고 하면 '오픈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쇼핑몰의 장터를 제공하는 정도였다. 이제는 플랫폼이 마케팅, 영업, 고객관리까지 도와준다. 개인이 개발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도구도 무료로 제공한다. 기존 오픈마켓 대비 수수료나 입점 조건에 대한 부담도 적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 입장에서도 소상공인을 환영하고 있다. 기술은 있지만 '콘텐츠'와 '이용자'가 필요한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용자가 많을 수록 플랫폼의 위상도 높아지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가 붙고 신사업 확장도 가능해진다. 소상공인의 '콘텐츠'와 플랫폼의 '기술'은 업계 안팎에서 최고의 동반성장 모델로 꼽힌다.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는 전문상점 코너를 개방하고 있다. 입점비와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아 많은 소상공인들이 판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전문상점에 입점된 상점 수는 9만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월 130만명이 넘는 번개장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판매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도 오픈 플랫폼을 지향한다. 네이버가 2014년 선보인 무료 쇼핑 플랫폼 '스토어팜'은 현재 판매자 수가 10만명이 넘는다. 스토어팜은 누구나 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블로그를 하듯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 가게가 있는 사업자는 네이버 '쇼핑윈도'에 입점할 수 있다. 쇼핑윈도는 오프라인 가게를 온라인에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온라인 유통 채널이 필요했던 농가, 지방 보세 옷가게, 영세 공방 등을 중심으로 1만2000여개 매장이 입점해 있다.

◆다양해진 플랫폼, 영업·홍보·고객 관리도 해결

가맹 계약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있다. 일정의 수수료를 받고 영업 네트워크나 비즈니스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기업용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이 대표적이다. 식권대장은 기업 임직원을 가맹 식당에 연결해주고 식당 매출의 3~5% 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식당 사업자는 직접 영업을 하지 않고도 안정된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

나기주 곰스603 대표는 "식권대장을 도입하면서 연매출이 10% 정도 올랐다"며 "가맹 계약만으로 다른 마케팅 활동 없이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도입할 법한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을 얻기도 한다. '도도포인트'는 태블릿PC 기반의 멤버십 플랫폼으로 소상공인의 고객 관리 환경을 개선했다. 도도포인트 가맹점을 찾는 손님들은 태블릿PC에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다. 포인트 적립 고객은 개별 매장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연결돼 쿠폰 등도 받아볼 수 있다.

종이 쿠폰 없이도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의 멤버십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사업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월 3만~4만원 수준이다. 현재 식당 빨래방 스크린골프장 등 다양한 업종의 전국 1만개 매장이 도도포인트를 사용하고 있다. 도도포인트 적립 고객도 1400만명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샐러드 전문점 '배드파머스'는 도도포인트 도입 후 고객 재방문률이 36%까지 올랐다. 배드파머스 운영자는 "그동안 고객들과 대화할 채널이 없어 아쉬웠는데, 포인트 적립 고객과 카카오톡으로 소통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계속)

① 억대 매출액 소상공인 성공신화…비결은 '플랫폼'
② "하루에 전화만 200통"…명함 대신 스마트폰 든 차 수리공
③ 누구나 보는 네이버, 병아리 사장님도 쉽고 빠른 창업
④ 고객도 모르게 빠져드는 쇼핑몰, '빅데이터'가 일등공신
⑤ 24시간 잠들지 않는 직원, 그 이름은 'AI'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그래픽=강동희 한경닷컴 기자 ar491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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