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북핵 공조' 깨지나…중국에 실망한 트럼프, 무역보복 으름장

입력 2017-06-28 17:37  

미국·중국, 북한 해법 놓고 '삐걱'

중국의 대북 역할에 불만…강경책 선회 예고
미국, 4년 만에 중국 '최악 인신매매국'으로 재지정
철강 수입규제설에 일본·인도와 대규모 해상훈련
환율조작국 지정·북한과 거래 중국 기업 제재 카드도



[ 박수진 기자 ] 지난 4월 초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리조트 회동 이후 대북 공조를 유지해오던 미국·중국 관계에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북핵 해결 노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망 발언이 나오고, 미국이 인도·일본과 공동 해상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철강 규제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북핵 문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브로맨스(남성 간의 두터운 우정)’가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세 가지 이유로 실망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미국 고위관리 세 명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북한 문제 및 통상 이슈 해결 노력 부족에 점점 좌절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좌절하는 이유를 세 가지 들었다. 미·중 정상회담 후 80여 일이 지났지만 북한이 여전히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다시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 21일 열린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중국은 북한 문제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미국이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을 요구했으나 중국은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담이 열린 국무부에 들러 중국의 노력 부족에 불만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사망한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도 미국의 대북정책을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기대어 북한 문제를 풀기에는 북한에 대한 미국민의 분노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0일 트위터 메시지가 (4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중 간 ‘허니문’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 사망 이튿날 트위터에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도움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中, ‘최악 인신매매국’ 재지정돼

미국은 중국을 더 압박하기 위해 △중국산 철강에 관세 부과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직접 제재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카드를 빼들 수 있다. 미 국무부가 27일 중국을 북한과 같은 ‘인신매매 최악 국가’로 공식 지정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국무부는 북핵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대중 압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북한 시리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인신매매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됐다. 3등급 국가로 지정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비(非)인도적 구호 및 지원금 지원이 중단될 수 있고, 미국 정부의 교육 및 문화 교류 프로그램 참여도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3등급으로 지정된 것은 4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미국은 내달 일본, 인도 해군과 함께 인도양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해상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역시 중국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모양새로 읽힐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이런 일련의 긴장관계 조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의 중국 노력에 실망했지만 더 밀어붙이면 중국이 다시 움직일 것으로 본다는 계산을 깔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아이오와주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약간의 도움을 더 얻기를 희망한다. 아직 다 얻어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테리 브랜스테드 신임 주중 미국대사도 28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위협 등 민감한 문제에 미·중 양국이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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