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니 더 짜증…스트레스가 '화병' 안 되려면 '생각 노트' 써보세요

입력 2017-06-30 17:04   수정 2017-07-01 07:09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스트레스의 모든 것


[ 이지현 기자 ]
무덥고 습한 날씨에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여름이다. 무더위에 직장이나 가정에서의 갈등이 더해지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높여 일의 능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위장장애,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을 참고 넘기는 습관이 생기면 이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화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스트레스의 원인과 해소법 등을 알아봤다.

스트레스 원인보다 반응이 중요

스트레스라는 말은 라틴어로 긴장 등의 뜻이 담긴 ‘스트링고르(stringor)’가 어원이다. 초기 물리학적 개념이었던 스트레스란 용어를 의학에 처음 적용한 사람은 캐나다 내분비학자 한스 셀리다. 그는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스트레스를 좋은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로 구분했다. 당장 부담스럽더라도 적절히 대응해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 스트레스는 좋은 스트레스이고 불안이나 우울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스트레스는 나쁜 스트레스로 정의했다. 이 같은 정의는 현재까지 이어진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자체와 스트레스 요인인 스트레서로 구분해 생각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가는 스트레스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결혼 승진 같은 좋은 외부 상황도 나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집안의 우환을 계기로 가족이 더 화합해 스트레스가 줄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과 몸이 스트레스 요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느냐다. 이를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한다. 자극에 대한 마음과 몸의 반응이 어떤지에 따라 스트레스가 결정된다.

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외부 요인과 내부 요인으로 나뉜다. 소음, 불필요한 조명, 춥거나 더운 기온, 좁은 공간, 환경 오염 등 물리적 환경도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의견차이 이해충돌 등 대인관계, 규칙 관습 형식 등 조직사회의 규율,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 가족의 죽음 실직 결혼 등 사건 사고 등은 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이다. 카페인 섭취, 흡연 등 잘못된 생활습관도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완벽주의자, 일중독자,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 집착 성향이 있는 사람, 다혈질적인 사람이 스트레스를 많이 호소한다.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사람이 이 같은 상황에 놓이면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과 신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으면 지겨움이나 권태가 지속돼 무기력감, 우울감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와 융통성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호르몬 늘면 면역기능 떨어져

스트레스 자극은 몸의 감각기관으로 접수돼 신경을 타고 빠른 속도로 뇌로 전달·처리된다. 뇌에서 스트레스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결정하면 결과에 따라 시상하부가 작동한다. 시상하부는 수면, 식욕, 성욕, 체온,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중추기관이다. 자율신경계, 내분비시스템, 면역체계, 정서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상하부가 스트레스 정보를 받으면 자율신경계를 조절한다. 자율신경계가 흥분되면 신경조절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된다. 이 때문에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숨이 거칠어진다. 동공이 확대되고 많은 산소를 흡입하기 위해 기관지와 피부, 근육의 혈관이 확장된다. 뇌 혈류도 증가해 기초대사율이 높아진다.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면 몸이 외부 스트레스에 빠르고 민첩하게 반응한다. 수행능력과 집중력도 높아진다. 하지만 노르에피네프린 분비가 너무 많아지면 몸이 과도하게 긴장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서·행동 제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스트레스 반응이 있으면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자극하고 부신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을 분비하게 한다. 혈당과 신진대사를 높여 몸이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코티졸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뇌가 정서를 조절하고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인체에 해로운 영향도 준다. 코티졸이 과도하게 늘면 뇌에서 정서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기능을 위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리기 쉽다. 원래 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과도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자율신경계 균형을 깨뜨리고 감각신경계를 민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과 입원 환자의 70% 정도는 스트레스와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근골격계, 위장계, 심혈관계는 스트레스에 취약해 과도한 스트레스가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대표적 스트레스 질환은 소화성 궤양이다.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위장 운동이 떨어지고 혈류가 줄어 소화불량이 생긴다. 미주신경을 자극해 위산이 많이 나오고 펩신이 증가해 위염 궤양 등이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면 설사나 변비가 생기는 과민성 대장증후군도 대표적 스트레스 질환이다. 호흡기질환, 당뇨, 기관지천식 등의 질환도 스트레스가 악화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불안, 수면리듬 문제 등을 일으키기도 하고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기도 한다. 폭식증 거식증 등 각종 식이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스트레스 요인을 참고 견디면 화병도 생긴다. 열불 나고 속이 끓는 것 같은 증상을 보이는 화병은 성격이 예민하고 여리고 곧은 사람에게 잘 생긴다. 화는 분노 증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다.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는 이를 잘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지인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우리 삶의 한 과정이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다면 한걸음 떨어져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 스트레스를 수용할 수 있다.

건강 습관도 중요하다. 수면 리듬이 망가지지 않도록 규칙적인 시간에 잠을 자고 휴식을 적절히 취해야 한다. 규칙적 식사도 기본이다. 생각이 엉키고 감정이 불안정할 때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노트에 글로 표현하는 것이 도움된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활에 문제가 있거나 감정이 혼란스러울 때, 극단적 생각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때는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호흡요법, 이완요법, 약물치료 등으로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대한의학회/강지인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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