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공'에 둘러싸인 초대 내각…장관 20명 중 관료 출신은 4명뿐

입력 2017-07-04 17:37   수정 2017-07-05 05:08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어떻게 짜여졌나

'소수 관료+다수 어공' 시너지 낼까, 불협화음 낼까



[ 주용석 기자 ]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에 입성한 장관급(후보자 포함) 20명 중 관료 출신은 4명(20%)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참모진도 차관급 이상 15명 중 관료 출신은 3명(20%)에 그쳤다. 나머지는 교수, 정치인, 시민운동가 등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공신(功臣)그룹이나 개혁 성향 인사들이었다. 집권 초반부터 개혁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포석이지만 ‘소수 관료+다수 어공(어쩌다공무원의 약자)’ 조합이 시너지를 낼지, 불협화음을 낼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많다. 야권에선 “전형적인 코드·보은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부처 장관급 20명 중 16명이 ‘어공’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3일 마무리된 새 정부 초대 내각과 청와대 인사를 분석한 결과, 내각의 장관급 20명(17개 부처 장관+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중 ‘어공’이 16명으로 나타났다. 교수 출신이 8명, 정치인이 5명이고 나머지 3명은 비(非)고시 출신, 시민운동가, 대선캠프 출신이다.

새 정부 교육정책을 설계할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검찰 개혁을 이끌 박상기 법무·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이 학계 출신이다. 김부겸 행정자치부·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은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이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문 대통령 캠프에서 일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비외무고시 출신이고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환경운동단체에서 일했다.

관료 출신 중에도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이 많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단독 회담에 배석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012년부터 문 대통령의 국방·안보정책 마련을 도왔다.

청와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차관급 이상 참모 15명 중 장하성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등 5명이 교수 출신이다.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 4명은 전 민주당 의원이다.

컨트롤타워 불분명할 수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새 정부 초대 경제팀 역시 ‘소수 관료+다수 어공’ 구도다. 관료 출신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반장식 일자리수석 정도다. 이들과 호흡을 맞출 청와대 참모 그룹에는 참여연대 출신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현철 경제보좌관, 홍장표 경제수석 등 학계 출신이 포진해 있다. 장 실장은 개혁 성향이 강한 데다 장관급 위상을 갖고 있어 막강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김 보좌관과 홍 수석도 소득주도 성장 등 현 정부 정책 방향을 설계한 주역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내각에서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개성이 강하거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실세 장관들이 가세했다. 이들은 재벌 개혁이나 에너지 분야, 부동산정책 등에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 새 정부가 국정과제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현 정부 철학을 잘 아는 교수나 정치인들의 기용이 필수적이란 견해도 있다. 민주당도 “(이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 때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처럼 중요 사안마다 경제팀이 대립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선 “김동연 부총리가 경제팀 컨트롤타워지만 정책 기조는 어공들이 짜고 관료들은 실행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끊이지 않는다. 전직 장관급 관료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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