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BIZ School] 한경 조직 문제 지적할수록 '더 깊은 늪'에 빠진다

입력 2017-07-20 16:34  

Let's Master
기업문화 (5)

잘못 지적받은 직원들
좌절감에 빠져 의욕 잃게 돼
서로의 잘못을 비난하기도

잘된 것에 칭찬했더니 직원과 고객의 만족도 더 커져


양나래 < 경영컨설턴트 >




국내 제조업체 T사의 김 대표는 작년부터 영업 부진과 함께 소비자 만족지수가 떨어져 고민이다.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전사 워크숍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 내 많은 문제점이 도출됐다. 생산팀은 마케팅팀, 영업팀은 고객 응대 부서의 대처가 미흡함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우선 부서별로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부터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숫자는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소비자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조직 내 분위기도 무겁다. 무엇이 문제일까.

매출이 감소하거나 조직몰입도가 떨어지는 등 조직에 문제가 생겼을 때 많은 기업이 우선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려 한다. 그런데 단순 문제해결식 접근법은 생각보다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조직 내 문제점만을 언급하며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자긍심이 떨어지거나 서로의 잘못을 비난하게 된다. 마치 성적이 떨어진 자녀에게 학습태도 등 앞으로 고쳐야 할 점만 잔뜩 늘어놓으며 아침저녁으로 잔소리하는 셈이다. 그것보다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특정 과목의 성적을 올렸을 때 나에게 어떤 부분이 유리한지, 원래 잘해온 분야와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문제점 찾아 고치려는 건 비효율

미국 생활서비스 전문업체인 L사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를 했다. 결과는 소비자의 68%가 만족한다고 나왔다. 회사는 나머지 32%의 불만족 이유를 파악한 뒤 회사에 공유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고객만족도는 제자리를 맴돌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직원들이 자기가 잘못한 부분을 지적받을수록 좌절감에 빠져 의욕을 잃은 것이다. 이에 회사는 정반대 전략을 펼쳤다. 자사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어떤 점이 만족스러운지 파악하고 집중했다. 그 결과 8개월 후 고객만족도가 91%까지 올랐다. 강점탐구라고 하는 변화 방법의 효과다.

일명 AI(Appreciative Inquiry)라 불리는 ‘강점탐구이론’은 긍정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제안된 개인 및 조직개발의 원리이자 방법론이다. 최근엔 회사나 조직뿐 아니라 개인 코칭이나 교육 현장에서도 이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기존에는 문제점 자체를 상세히 파악해 해결하는 데 초점을 뒀다면, AI는 어떻게 하면 개인 및 조직에 내재된 강점을 파악하고 도출해 실행 가능한 해결 방안으로 연계시킬지에 중점을 둔다. 구체적으로는 1)조직이 경험한 성공적인 모습을 발견하고(Discovery) 2)가장 좋은 상태를 상상하며(dream) 3)그러한 조직이 구현되도록 설계하고(Design) 4)미래의 꿈을 실현(Destiny)하는 4단계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영국의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는 자사의 강점을 찾기 위한 부분에 우선 집중했다. 워크숍을 통해 단순히 성공 사례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엇인지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회사가 ‘고객중심적 가치’를 잘 실현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경유하는 과정에서 잘못 도착한 짐을 반나절 만에 되찾아주거나, 고객의 잃어버린 웨딩드레스를 신속하게 찾아주는 등 고객수하물 처리와 관련된 서비스를 특히 잘한다는 것이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사는 자사 강점을 기반으로 ‘아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항공사’가 되겠다는 대략적인 그림을 그렸다. 이후 ‘절대로 수하물을 잃어버리지 않는 항공사’로 구체적인 목표를 잡았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부문별 실행 계획을 세우고 이에 집중했다. 업계 불황에도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사 임직원의 조직몰입도는 물론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올랐다.

# 브리티시항공처럼 강점 찾아 키워야

다시 처음의 사례를 떠올려보자. T사는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문제점만 파악했을 뿐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강점들을 함께 파악했다면 훨씬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근본 원인 파악과 개선에 집중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다수의 현상 개선에만 급급한 태도는 효과적이지 않다. 이는 뿌리에 문제가 있는데, 가지치기만 열심히 하는 격이다. 누구나 잘한 것은 덮어두고 잘못한 것만 드러내면 기운이 빠지기 마련이다. 쌓아온 노하우와 강점을 파악하고 개발하려는 의지를 북돋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우리 조직의 강점을 파악해 부각시켜라. 단점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살리자. 내가 잘하는 부분을 강조, 개발해서 차별화하고 보완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양나래 < 경영컨설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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