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팎으로 급제동 걸린 위기의 현대자동차

입력 2017-07-26 17:57  

현대자동차가 어제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47조6740억원, 영업이익 2조5952억원, 당기순이익 2조3193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6.4%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4.3%나 급감했다. 상반기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2분기에 23.7%나 줄어 1분기(-6.8%)보다 훨씬 악화됐다.

현대차 위기의 직접 원인은 판매 부진이다. 올 상반기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은 219만7689대로 작년 대비 8.2% 감소했다. 내수에서는 1.7%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전체 판매의 80%가 넘는 해외에서는 185만3559대를 팔아 9.3%나 줄었다. 무엇보다도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영향이 컸다. ‘사드 직격탄’을 맞은 중국 시장 판매량은 30% 가까이 줄어든 36만1000대에 그쳤고 시장점유율은 3%대까지 추락했다. 상반기 미국 판매량도 7.4% 감소한 34만6000대로 뒷걸음질했다.

하지만 판매 부진은 드러난 결과일 뿐, 위기의 원인은 더 근본적인 데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경쟁력 저하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최근 자주 눈에 띈다. 일본의 자동차산업 전문 조사회사인 포인은 “현대자동차는 기초 및 선행기술 개발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아 신기술의 상당수를 해외 부품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과거보다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차는 높은 품질, 중국차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데 현대차는 어중간한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거의 매년 파업을 반복하는 강성 노조, 한·미 FTA 재협상과 사드 보복을 둘러싼 미·중 시장의 불확실성 등도 현대차의 도전 과제들이다.

현대차는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제조업체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상징이기도 하다. 기아차와 합하면 10만여 명,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수백만 명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현대차가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 노사 화합을 토대로 삼각파도를 헤치고 재도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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