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안락한 열차 개발하는 현대로템

입력 2017-07-30 19:33  

경기도 의왕 기술연구소

이젠 소음·진동과의 싸움
페라리가 쓰는 MR댐퍼 적용…열차 흔들림 30% 줄여
급커브구간 달리며 안전성 검증

가상시뮬레이션 '힐스'로 1년 걸리던 시험 한달 만에 끝내



[ 안대규 기자 ]
경기 의왕 현대로템 기술연구소에는 24시간 달리는 열차가 있다. 30일 방문한 연구소 시험동에는 커다란 스크린 속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가 실제와 똑같은 가상의 경부선을 달리며 품질 검증을 받고 있었다. 화면 속 해무가 곡선구간을 지나자 화면 밖 주행장치 속 ‘MR댐퍼(진동흡수장치)’가 눈앞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현대로템이 세계에서 가장 안락한 고속열차를 만들기 위해 소음·진동과 싸우고 있다. ‘MR댐퍼’ ‘최소곡선 주행장치’ ‘열차풍 측정시스템’ 등 세계 최초의 소음·진동 저감 기술을 무기로 ‘2020년 세계 5위 철도회사’라는 꿈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그동안 ICE(독일), TGV(프랑스), 신칸센(일본) 등의 고속열차로 속도 경쟁을 펼친 글로벌 철도업계는 최근 소음과 진동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빠를수록 승차감이 떨어지고 소음·진동 공해로 철로 주변의 피해도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페라리 등 최고급 외제차량에만 쓰이던 MR댐퍼 기술을 세계 최초로 철도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열차 내 흔들림(진동)을 30%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일반 유압댐퍼는 기름을 쓰지만 MR댐퍼는 자성을 띤 액체가 들어가 전기신호에 따라 고체화되면서 충격 흡수력이 배가되는 구조다. 현대로템의 이 기술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도 수요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 기술을 내년 출시하는 상용차(유니버스)에 적용키로 했다. 이어 제네시스 시리즈에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기술 바탕엔 가상시뮬레이션 시스템 ‘힐스’가 있다. 현대로템은 2015년 말 업계 최초로 힐스를 도입했다. 보통 열차 1량을 만드는 데 3억원, 시험주행 노선 1㎞를 건설하는 데는 1000억~1500억원이 든다. 철도업계가 자동차처럼 시험주행을 하거나 승차감 테스트를 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현대로템은 힐스를 통해 완벽한 MR댐퍼가 나올 때까지 무한 반복 시험을 하고 있다. 실제 운행 시 발생할 수 있는 고장, 탈선, 태풍, 지진 등 수십 가지 변수를 넣어 안전성도 검증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1년 걸릴 시험을 한 달 안에 끝내고 수조원의 시험비용도 아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열차가 가장 많은 소음을 낼 때는 급커브 구간을 지나는 순간이다. 원심력에 의해 열차가 바깥쪽으로 쏠리면서 철로와 마찰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올해 말까지 세계에서 가장 급한 곡선(반경 15m)도 주행할 수 있는 열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소음 문제는 각종 센서를 통해 열차 내 바퀴의 회전 반경과 속도를 제어하는 기술 개발로 해결했다. 급곡선 주행 시 소음을 15데시벨(㏈)가량 줄였다.

현대로템은 고속열차에 따른 소음과 풍압을 측정하는 ‘열차풍 측정시스템’도 이달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노주현 현대로템 파트장은 “소리와 진동이 가장 적도록 열차를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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