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대상 500억→1000억으로…선심성 지역공약 '고삐' 풀리나

입력 2017-08-11 19:42   수정 2017-08-12 06:37

'감시 문턱' 낮아지는 공공투자사업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기준 완화키로
최소 수익률 기준도 5.5 → 4.5%로 낮춰
경제성 부족한 소규모 지역사업 남발 우려



[ 임도원 기자 ]
정부가 대규모 사업의 적정성을 따지기 위해 20년 가까이 유지해온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공투자사업의 예비타당성 대상 기준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반면 최소 수익률 기준은 모든 사업에 대해 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수익률 기준을 낮추면 그만큼 예비타당성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선심성 지역 공약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거나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아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민간 전문위원과 정부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참여한 재정사업평가 자문위원회를 열고 예비타당성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행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 재정 지원 규모 300억원 이상인 대상 기준을 도로 철도 항만 댐 공항 등 SOC 사업에 한해 사업비 1000억원 이상, 재정 지원 5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도입된 1999년 이후 대상 기준이 조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9년 이후 두 배 이상 확대된 국가 경제·재정 규모를 반영한 개선안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개선안대로라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적용받은 1488개 사업 가운데 202건(13.6%)이 제외 대상이 된다.

개선안에서는 사회적 할인율도 시장금리 및 경제성장률 하락 추세 등을 이유로 5.5%에서 4.5%로 인하한다. 다음달 기재부 ‘예비타당성 운용지침’ 개정을 통해서다. 사회적 할인율은 미래에 발생할 수익과 편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경제적 타당성 산정 방식이다. 사회적 할인율이 인하되는 만큼 수익성이 낮은 사업도 예비타당성을 통과하기 쉬워진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정책성과 사회적 가치를 더 반영하도록 평가 기준도 손보기로 했다. 현재 경제성 40~50%, 정책성 25~35%, 지역균형발전 25~30% 비중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다음달부터 지침 개정을 통해 경제성을 35~50%로 줄이는 대신 정책성은 25~40%, 지역균형발전은 25~35%로 높일 계획이다.

또 특정 기준에 부합하는 개인이나 집단에 현금 또는 현물을 직접 지원하는 단순 소득이전 사업은 법 개정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예비타당성 조사 수행기관은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정보화진흥원, 조세재정연구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방침 변경으로 문재인 정부의 지역 공약 사업은 헐거워진 기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된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광명 연장,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 무안국제공항 기반시설 확충 등 13개 지역 공약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피해 소규모 지역사업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예비타당성 조사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대규모 신규 사업의 경제성과 재원 조달 방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이 대상이다. 정부 의뢰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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