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령관, 사드 반대 주민 비웃음 사과…성주주민 "진정성 없어…의도적"

입력 2017-08-12 15:07   수정 2017-08-12 15:21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 사령관은 12일 사드 기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 확인 작업을 앞두고 기지 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4월 사드 배치시 병사 한 명이 항의하는 주민을 보고 조롱하듯 웃은 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배치 당시 성주 주민을 보고 웃은 우리 장병의 행동은 부적절했다"라며 "사드 배치는 한미 정부의 합의 사항인 만큼 장병들로서는 그만큼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 병사 또한 시위대를 마주쳤을 때 놀랐고, 굉장히 어리다 보니 그런 표정이 나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미군의 한 병사는 지난 4월 26일 사드 배치 때 차에 탄 채 마을회관을 지나다 웃으면서 영상을 촬영해 주민 반발을 샀다.

밴달 사령관은 그러나 해당 병사가 사진 촬영을 한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미 장병들은 전문성을 갖춘 군인으로서 행동하도록 교육받는다"며 "시위대와도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고 도발하지도 않도록 철저히 교육돼 있다"고 강조했다.

밴달 사령관은 이날 사드 배치 반대 주민들과 만나 직접 사과하려고 했으나 주민의 반대로 무산됐다.

사과 성명 이후 밴달 사령관은 "뉴스를 통해 알고 계시겠지만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안보가 위중한 만큼 사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아울러 "성주가 사드 부지로 결정된 건 동맹 차원의 결정이었다"며 "성주는 부산, 대구 등 대한민국 남부를 지키기 위한 최적의 위치로, 남부의 한국민 1000만명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밴달 사령관은 또 "사드는 앞서 증명됐듯 모든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향후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해 모든 적법 절차를 준수하고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밴달 사령관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같이 갑시다"라고 인사하고는 별도 질의응답 없이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밴달 사령관의 사과 성명에 앞서 모두발언에 나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드의 군사적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향후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엄정하고 철저하게 시행해서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드배치성주초천투쟁위 등 사드 반대단체와 성주·김천 일부 주민은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는 명분쌓기에 불과한 미군 측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드 가동 중단과 철거가 우선"이라며 반발했다.

소성리 마을회관에 모인 한 주민은 "주민 입장에서는 미군 사령관의 뒤늦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여러 차례 사과를 요구했는데 4개월이 지나서 전자파 측정을 하는 날에 사과를 한다는 게 진정성이 있냐"고 반문하며 "의도적인 사과를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강현욱 대변인은 "당초 밴달 사령관의 사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가 대책회의에서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사과 내용을 보면 일종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와 국방부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에서 헬기를 타고 경북 성주군에 있는 사드 기지로 이동해 현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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