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나는 80만 '아메리칸 드림'…한인사회도 추방 공포

입력 2017-09-06 19:39  

불법체류 청년 미국 떠나라는 트럼프 정책 '후폭풍'

어릴 때 부모따라 이민 온 불법체류 청년 추방 결정
6개월의 유예기간 두기로

오바마 "잔인하다" 비판…애플·구글 등 CEO들도 반기



[ 뉴욕=김현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프로그램을 폐지해 최대 1만 명으로 추산되는 한인 청년들도 추방 위기에 처했다. DACA 폐지가 미국 경제에 일부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이민국 등에 따르면 DACA 수혜자(이른바 드리머·dreamer)는 80만여 명이며, 이 중 한인은 1% 안팎인 7000~1만 명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드리머 규모가 멕시코,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페루에 이어 여섯 번째로 중국 등에 앞선다. 뉴욕총영사관 관계자는 “별도 입법 없이 6개월 뒤 유예기간이 끝나면 큰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DACA는 어린 나이에 불법 이민한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청년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한 조치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공표했다. 청년들은 갱신이 가능한 2년짜리 노동허가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DACA 폐지 발표 직후 주무부서인 미 국토안보부는 즉각 신규 등록을 중단했다.

DACA 폐지 발표로 미국 내에도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날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 맨해튼 5번가 트럼프타워 주변에선 드리머 등 600여 명이 모여 “폐지 반대” 등을 외치며 가두행진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젊은이들은 잘못이 없다”며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DACA 폐지가 미 경제에 일부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실업률이 4.4%로 최근 16년간 가장 낮은 가운데 60만~70만 명에 달하는 드리머 취업자가 한꺼번에 쫓겨나면 기업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령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에 활력소 역할을 해온 이민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우리는 미국 경제를 강하게 만들 뛰어난 젊은이들을 계속 끌어들여야 한다”며 “드리머들이 미국에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IBM 등도 CEO 메시지나 회사 블로그 등을 통해 의회를 상대로 폐기 무효화 로비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뒀다. 그 사이 의회가 드리머 관련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 다수가 폐지에 찬성하고 있어 입법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당 중진인 존 매케인 등이 이날 유지 입장을 밝혀 향후 입법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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