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GS건설] "한발 앞선 과감한 투자… 주택·해외건설 두마리 토끼 잡았죠"

입력 2017-09-07 17:07   수정 2017-09-07 17:07

인터뷰 - 임병용 GS건설 대표


[ 이정선 기자 ]
GS건설은 올해 건설업계에서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 상승률이 대형 건설사 1위를 기록했고 재무 안정성 잣대인 현금성 자산도 업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4년 전 GS건설 상황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GS건설은 201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해외 플랜트 시장 상황이 악화된 데다 국내 주택경기마저 침체기에 빠지면서 내우외환의 이중고를 겪었던 탓이다.

난파 위기 때 갑판에 오른 GS건설의 선장이 임병용 대표다. 임 대표는 취임 당시 ‘우리는 동지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구조조정에 대한 임직원의 두려움이 점차 커지던 상황에 그는 “구조조정은 없다. 대신 동지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GS건설 임직원은 동지애를 들고 나온 임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를 극복한 숨은 동력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임 대표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략적 승부사’로 평가받는다. 위기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기회가 오면 누구보다 과감한 투자로 주도권을 잡는 ‘게임체인저’ 기질이 있다는 점에서다.

임 대표는 실제로 취임 직후 총괄(대표이사 3명) 체제에서 대표 단독체제로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에서였다. 그는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선별수주’와 ‘강한 수행력’을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 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시급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3년 말 서울 문정동 롯데마트 부지를 매각한 데 이어 2014년 용인기술연구소, 서울역 본사 사옥, 종로 그랑서울 빌딩을 차례로 매각했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더해 알짜 사업지로 불리던 삼성동 파르나스호텔 매각까지 숨가쁘게 진행해 위기 극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부터 UAE(아랍에미리트), 이라크,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 이르기까지 주요 해외 사업지역에 임원을 전진 배치해 양질의 수주를 꾸준히 늘려나갔다.

이 같은 노력은 임 대표 취임 9개월 만에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4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선 6분기 만의 흑자전환을 시장에 알렸다.

임 대표는 원래 법조인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임 대표는 공인회계사시험과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1년 LG 구조조정본부 상임변호사로 입사했다. 이후 1997년 LG텔레콤 마케팅 이사를 비롯해 (주)GS 사업지원팀장을 거쳐 (주)GS 부사장, (주)GS 사장을 역임했다. 그룹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 사업을 발굴하는 데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면서 전략형 CEO로서의 역량을 쌓았다.

GS건설의 CEO로 취임한 건 2013년 6월이다. 임 대표는 늘 “현장 없는 전략은 없다”고 강조한다. 그와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일화는 현장을 중시하는 그의 경영성과로 회자되는 사례다. 2014년 4월 우즈베키스탄의 대통령은 GS건설이 시공 중인 수르길 가스화학단지 건설공사 현장 을 방문해 성실 시공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연회를 열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임 대표는 그해 5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게 현장 방문 및 호의에 대한 한 통의 감사편지를 보냈다. 이는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우즈베키스탄에서 GS건설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 중심의 업무 처리가 고객감동으로 이어져 사업 파트너와의 신뢰를 돈독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임 대표의 승부사 기질이 잘 드러난 분야는 주택사업이다. 자산매각과 유상증자로 실탄을 마련한 임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에 치중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 신호가 감지되자 경쟁력 우위에 있는 주택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해외에서도 중동을 벗어난 시장 다변화 전략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망설이고 다른 건설사보다 6개월 이상 앞선 조치였다. 이는 주택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결과로 나타났다. 2014년 9개 재건축·재개발 프로젝트에서 총 2조270억원을 수주한 GS건설은 2015년 수주 규모를 8조180억원으로 늘렸다. 2위권을 3배 이상 멀찌감치 따돌리고 압도적인 정비사업 최강자로 올라선 것이다. 대부분 서울 수도권과 부산 등 ‘알짜 사업지’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주목받았다.

장기간 미착공 상태로 있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분양시장에선 한강센트럴자이, 위례자이, 미사강변센트럴자이 등을 성공적으로 분양하며 국내 주택사업의 흥행을 주도했다.

해외건설의 체질 개선에도 앞장섰다.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둔 수주전략을 세웠다. 2014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 프로젝트에 현대건설, SK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UAE 원유 처리 플랜트 공사는 중동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원가 리스크가 높은 파이프라인 설치 공사에 UAE 현지 업체이자 파이프라인 공사 전문 업체인 돋살(Dodsal)과 컨소시엄을 구성, 수주에 성공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중동 위주의 수주 관행을 벗어나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 해외시장 다변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초 싱가포르에서 1조7000억원의 대규모 토목공사 수주에 성공했고, 지난 연말에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6000억원 규모의 해외발전 사업을 수주했다. 임 대표는 “GS건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향후 5년, 10년 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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