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구조조정 발표한 기업, 주가는 왜 급등했을까

입력 2017-09-07 19:46  

회계는 필요 없다

바루크 레브, 펭 구 지음 / 신지현 옮김 / 한스미디어 / 396쪽 / 1만8000원



[ 최종석 기자 ] 2012년 2월23일,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사업 구조조정으로 17억달러의 비용 발생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익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소식에도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겠다고 뛰어들었다. RBS 주가는 이날 5.4% 상승했다. 2013년 7월19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6억3200만달러의 구조조정 비용 발표 이후 주가가 4.6% 상승했다.

사업 부서를 매각, 철수, 슬림화하는 구조조정은 혼란스러울지 모르지만 기업 운영과 성장에 오히려 힘을 불어넣는 전략적 변화다. 문제는 회계장부만 들여다본 사람들에게는 이 사건이 구조조정 비용의 한 단면으로만 인식된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재무보고서는 개인과 기관이 투자를 결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정보다. 기업 대출이나 구조조정, 인수합병(M&A) 같은 의사결정의 중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재무회계 전문가인 바루크 레브 뉴욕대 교수와 펭 구 버펄로대 교수는 《회계는 필요 없다》에서 재무정보만으로는 기업의 가치와 경영성과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전한다. 재무보고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기업에 관한 정보의 5%에 불과하다고 실증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들은 먼저 기업의 재무정보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든다. 과거에는 토지 건물 기계장치 재고자산 등 물리적 실체가 있는 유형자산이 기업 투자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금은 특허권, 브랜드, 노하우, 인적자원 등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액이 유형자산보다 더 크다. 애플과 화이자는 특허권, 코카콜라와 아마존은 브랜드, 월마트와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덕분에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회계장부에서는 이 같은 무형자산은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지출이 발생한 연도에 전액 비용처리 하게 된다.

저자들은 재무정보가 기업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추정치 사용 증가로 인한 현실과의 괴리를 꼽는다. 회계는 더 이상 사실관계를 다루는 분야가 아니라 경영진의 주관적 판단, 추정, 예상이 반영된 결과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이나 매출채권의 장부가액은 추정에 기초한 감가상각과 대손충당금이 차감된 잔액이다. 추정치가 누적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회계장부가 됐다는 주장이다.

저자들은 신약 임상시험, 구조조정, 신규 계약 체결과 같은 기업의 가치를 좌우하는 수많은 주요 사건이 회계장부에 기록되지 않거나 제대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이익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전략적 자원의 투자활동을 꼼꼼히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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