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지휘하는 마에스트로들

입력 2017-09-11 17:24  

송현민의 다성다감(多聲多感)

송현민 < 음악 칼럼니스트 bstsong@naver.com >



지휘자 하면 턱시도 차림에 카리스마 있는 표정과 몸짓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지휘자는 역시 ‘서양음악’ ‘클래식 음악’과 겹쳐지는 이미지다. 자주 있지는 않지만 간혹 그들이 특별한 지휘대에 오르는 경우가 있다. 바로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할 때다.

국악관현악단이란 국악기를 서구식 오케스트라처럼 배치해 관현악곡 연주를 주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말한다. 바이올린을 해금이, 첼로를 저음의 아쟁이, 플루트를 대금이 맡는 식이다. 지휘자를 중심으로 앞줄부터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가 배치된다. 서양악 연주를 차용한 것이다.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은 1965년 창단된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다. 2014년 국립국악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25개 도·시립 및 사립 국악관현악단이 활동하고 있다.

2015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두 개의 공연을 선보였다. 각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은 이는 최수열과 김홍재. 의외의 인물이었다. 당시 최수열은 서울시향 부지휘자, 김홍재는 울산시향 상임지휘자였다. 같은 해 임헌정이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기도 했다. 말러와 브루크너 전문가로 알려진 임헌정은 당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이었다. 그때 연주가 호평받았기 때문인지 임헌정은 오는 28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마스터피스’ 공연에서 지휘봉을 다시 잡는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정치용은 2004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창단연주회를 비롯해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단골’ 객원지휘자로 활동했다. 1999년 KBS국악관현악단은 피아노와 작곡을 전공한 임평룡을 상임지휘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서양음악 지휘자들의 ‘특별한 외도’는 국악관현악계의 전문지휘자 부족 때문이다. 과거에는 작곡가가 직접 지휘자로 나서는 사례도 많았다. 중앙대 총장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박범훈이 대표적이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맞은 국악관현악이 상대적으로 쇠락하면서 박범훈류의 음악인이 다시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공백이 음악계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악기는 다르지만 정확한 소리를 끌어내고 연출하는 정통적인 지휘자를 초빙해 국악관현악을 연주하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오늘날 국악관현악곡을 살펴보면 서양음악 지휘자들이 해석하고 지휘할 수 있을 정도로 서양음악적 기법으로 작곡된 곡도 많다. 국악 창작곡 위촉 범위도 국악작곡가를 넘어 미국과 유럽의 작곡가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국악전문 지휘자의 부족 현상이다. 한창 열을 올리던 국악관현악단 창단 이후 지휘자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사료나 자료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송현민 < 음악 칼럼니스트 bstsong@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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