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명 뽑는데 9000명 몰린 승무원 공채…어떻게 해야 '낙타 바늘구멍' 통과할까

입력 2017-09-20 15:23   수정 2017-09-20 18:24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은 천편일률적인 공개채용 방식에서 벗어나고 혹시 놓칠지도 모르는 인재를 붙잡기 위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처음으로 '재주캐스팅' 제도를 도입했다.

재주캐스팅은 지원자가 본인의 이미지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동영상을 촬영해 올리면 자기소개서와 1차 면접을 제외해주는 새로운 채용 방식이다.

그렇다면 어떤 동영상을 올린 지원자가 좋은 평가를 받았을까? 지난 상반기 제주항공 공채에서 한 지원자는 본인이 평소 연마한 마술쇼를 촬영해 재미 있는 멘트를 섞어 재주캐스팅에 도전했다.

배재석 제주항공 인사팀장은 "제주항공은 비행 중 승무원들이 마술을 하는 공연팀('JJ매직팀')이 있다"며 "본인이 직접 갈고닦은 마술을 선보여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표현하고 자신의 특기를 모두 나타내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최종합격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항공사 객실 승무원은 전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복지가 제공되는 등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다. 공채 때마다 50~200대 1의 경쟁률은 기본이며 이를 통과하기 위해 지원자들이 수백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사설학원에 다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17일 마감한 제주항공 하반기 공채에도 객실승무원 160명 모집에 9000명이 몰려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실감했다.

◆"외모? NO, 체력? YES!"

보통 항공사 객실 승무원이라고 하면 이목구비 뚜렷한 얼굴에 잘 가꿔진 외모를 떠올리곤 하지만 정작 회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체력이다. 산소가 부족한 공중에서 짧게는 1시간, 길게는 10시간이 넘어가는 비행시간 동안 승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비상시에는 승객 구출 작업에도 참여해야 한다. 수영, 무도 등을 배운 지원자가 다른 직군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은영 아시아나항공 인사팀장은 "지원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채용 과정에서 외모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항공업무를 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는 기본…본인 개성 드러내야 합격↑"

승무원 채용은 경쟁률도 높지만 채용과정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1차 서류절차를 통과하면 보통 2번의 걸친 면접전형, 체력검사를 치러야 한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합격이 된 이후 받는 교육기간 동안에도 평가는 계속 이어진다. 한 마디로 '튀지 않게 중간만 가자'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 경쟁률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합격은 불가능하다.

객실 승무원들에게 영어는 기본이다. 과거에는 일정 정도의 어학점수를 보유하고 있다면 영어회화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채용과정에서 꼼꼼히 점검한다. 항공사 간 노선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빠르게 해외 노선, 다구간 노선 등의 서비스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걸로 끝난 게 아니다. 경쟁률이 높은만큼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기본소양을 갖추고 있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본인의 이미지와 항공사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각 항공사 홈페이지 참조)이 들어맞으면 합격가능성은 더 올라간다.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성격', '밝은 표정', '침착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사람' 등이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평가다.

백재석 제주항공 인사팀장은 "지원자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재능이 각 항공사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맞는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본인을 어필하는 동영상이나 자기소개서에도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냈던 지원자들이 실제 합격 확률이 높았다"고 귀뜸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순발력, 임기응변 대처능력 등을 채용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성실하고 부지런한 지원자를, 제주항공은 참신한 생각과 밝은 표정을 갖고 있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미인대회 출신 가점 있을까?'…승무원 오해와 진실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뜬소문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미인대회 출신은 가산점이 있다'는 얘기는 항상 빠지지 않는다. 또 '동점자 발생시 키가 1cm라도 크면 유리하다'거나 '특정시력 이하로는 뽑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국내 항공사 중 단지 미인대회 출신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가산점을 주는 곳은 없다. 이는 여자 승무원인 스튜어디스와 남자 승무원인 스튜어드 모두에 해당된다.

시력의 경우에는 항공사가 요구하는 특정 시력(보통 나안시력 1.0 이상) 이상이면 지원하는데 문제가 없다. 신장도 항공사 내부 채용규정에 따르지만 일반적인 키를 재기보다는 '암리치'(한 팔을 위로 뻗었을 때의 신체 길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수개월간 이뤄지는 승무원 사설학원 과정을 맹신하는 것도 주의하라고 인사담당자들은 당부했다.

서호영 대한항공 인사전략팀장은 "천편일률적으로 이뤄지는 승무원 학원교육은 오히려 본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며 "면접 중에는 상황제시형 질문들이 많기 때문에 순발력, 임기응변 능력 등이 뛰어난 사람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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