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4차 산업혁명 현장] 연구개발 10년 만에 '열영상 카메라' 양산 성공

입력 2017-09-26 21:14  

포스텍 융합기술원에 둥지 튼 한용희 유우일렉트로닉스 대표

2001년 센서 연구에 착수
140억 투자 유치해 개발 성공

포스텍 클린룸 시설 활용으로 세계 두 번째 진공패키징 기술
작은 크기의 칩 생산 가능해져 2020년 500억 매출 목표



[ 오경묵 기자 ] 경북 포항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에 연구소를 둔 유우일렉트로닉스(대표 한용희)는 원적외선을 활용한 마이크로센서를 기반으로 열영상 카메라를 올해부터 본격 생산한다. 열영상 센서도 독보적인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지만 일반적으로 어렵다고 알려진 양산에도 성공했다. 세계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기업에 대항한 제품이다. 산업계에서 활용도가 높은 열영상 카메라의 국산화는 물론 본격적인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유우일렉트로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한용희 대표는 “2001년부터 센서 연구를 시작한 지 15년 만에,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연구개발과 제품 생산에 나선 지 10년 만에 열영상 카메라에 필요한 센서부터 센서칩 모듈, 카메라모듈까지 라인업을 갖췄다”고 말했다.

열영상 카메라 기술은 적외선 가운데 파장이 긴 원적외선을 활용하는 것으로 파장이 길어 물체에 부딪혔을 때 산란이 덜돼 투과율이 좋은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물체는 온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열적외선을 방출하고 감지해내는 것이 열영상 카메라다. 빛이 없는 절대 암흑에서도 영상을 볼 수 있다. 일반 카메라가 빛이 반사되는 것을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건물 화재 시 연기가 차거나 야외에서 안개가 끼어 볼 수 없는 곳에서도 연기와 안개를 투과해 볼 수 있다. 숲에 숨어있는 침입자도 사람의 온도를 감지해내기 때문에 찾아낼 수 있다.

반도체를 전공한 한 대표는 2001년부터 센서기술 연구에 뛰어들었다. 센서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 대표는 2001년 동료연구자 3명과 함께 유우일렉트로닉스를 설립했다. 2007년 10명으로 연구 인력을 확대한 이 회사는 그동안 정부 과제 30억원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다 기술력을 알아본 투자사로부터 140억원을 투자받는 등 200억원을 확보해 지난해 열영상 카메라에 필요한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 대표는 “센서기술을 통한 비즈니스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려운 비즈니스”라며 “기술개발에 10년 이상이 걸렸지만 외국에 비하면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이룩한 기술 진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도 개발 기간은 15년, 투자는 1000억원이 드는 사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열영상 센서기술과 웨이퍼진공패키지 및 자체 테스트기술이다. 열영상 센서는 양산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일반카메라인 가시광선(CMoS)카메라 센서처럼 양산에 성공했다.

한 대표는 “열영상 센서로 칩을 만들면 진공상태에서만 동작하기 때문에 진공패키지 과정에서 크기가 커지지만 웨이퍼 상태로 진공패키지를 개발함으로써 양산은 물론 작은 크기의 칩생산이 가능하게 됐다”며 “진공패키징 기술을 가진 곳은 미국의 플리어사 외에 우리 회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열영상 센서의 대량 생산은 진공패키지 전 단계인 센서 웨이퍼를 양산할 수 있는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의 클린룸과 장비 덕분에 가능했다.

한 대표는 “이 분야에서 클린룸이 양상 가능한 정도로 관리되는 곳은 포항의 나노융합기술원뿐이라며 연구원의 양산장비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클린룸과 장비를 갖추는 데만 500억원이 들었을 것”이라며 “20억원의 규모의 매출을 가진 기업이 장비를 갖춘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센서 안에 들어가는 픽셀의 최소단위가 0.4마이크로미터인데 10마이크로미터의 먼지만 있어도 사용할 수 없다”며 “나노융합기술원의 클린룸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열영상 카메라는 전력설비를 감시하는 배전반이나 변압기 과열 우려가 있는 아파트 및 건물 등 변전실이 있는 곳, 한국전력과 발전회사, 전력설비 제조사 등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올해 매출목표는 20억원. 2020년에는 매출 500억원이 목표다.

한 대표는 “열영상 센서기술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전략기술이어서 미국 제품의 센서나 모듈이 들어간 제품은 중동이나 중국 등의 수출이 근본적으로 금지되지만 국산화 부품을 사용할 경우 정부가 허가하면 수출이 가능해 수출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열영상 카메라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열영상 카메라와 관련된 나노기술과 영상카메라산업이 온전한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효과도 가져온 것이다.

이 회사는 향후 가정용과 매장용 웹캠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 대표의 다음 목표는 열영상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집어넣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기존 가시광선 카메라에 열영상 카메라를 함께 장착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체온계를 귀에 갖대댈 필요없이 5m 안에서는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거나 커피물의 온도, 불판의 온도 등을 스마트폰으로 잴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기술은 자율주행차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라이더(광반사기술)를 활용한 구글과 달리 테슬라는 카메라 시스템 기반”이라며 “모듈만 최소 50달러인 열영상 카메라모듈의 가격이 내려가면 자율주행차 물체 인식에도 우리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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