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 취준생들 '번개 스터디' 우후죽순
"추석 연휴 5일 동안 자습 스터디 모집합니다. 빡공(빡세게 공부)할 분만 지원해주세요."
취업준비생 구모 씨(26)는 취업 관련 네이버 카페에 '번개 스터디' 모집 글을 올렸다. 명절 연휴가 다가오자 지난 연휴 가족모임 때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친척들은 1년째 구직 중인 구 씨에게 "취업은 했니?", "어디에 지원했지?" 등 듣기 싫은 질문을 퍼부었다.
구 씨는 "같은 처지인 사람들끼리 모여서 공부하는 게 스트레스도 안 받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며 "이번 연휴가 길지만 고향을 찾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3일 네이버 취업 및 공기업 준비 사이트 '스펙업', 공준모(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번개 스터디를 모집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연휴 이후 하반기 신입사원 필기, 면접시험 등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추석 기간 공부 시간을 뺏기거나 나태해질까봐 서두르는 모양새다.
오는 14일 LG그룹, 국민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을 시작으로 포스코(15일) 롯데(21일) 삼성 CJ(이상 22일) 등 주요 기업이 직무적성검사 시험을 진행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이달 말까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금융권 공기업 9개사 및 생활안전분야 7·9급 공무원 시험 등이 예정돼 있다. 취준생으로선 황금 연휴를 마냥 손 놓고 보낼 수 없는 처지다.
연휴 때 '듣기 싫은 말' 때문에 가족모임을 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달 21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및 취업 준비생 289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추석 기간 가장 듣기 힘든 말로 '언제 취업할 거니?'(73.6%)가 꼽혔다. 같은 날 사람인이 구직자 528명을 대상으로 추석 계획을 조사한 결과 '구직활동을 할 것'(64.8%)이라는 답이 1위로 꼽혔다. 추석 연휴가 예년보다 길지만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차라리 공부에 집중하려는 취준생들이 많은 이유다.
구직 활동을 하는 취준생들이 명절을 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서울권 주요 대학은 대부분 연휴 기간 자료 열람실을 제외한 일반 열람실은 개방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추석 당일을 포함한 연휴 기간 일부 열람실을 개방한다. 주로 각 대학 중앙 도서관 내 24시간 연중무휴로 공부할 수 있는 열람실이 개방 대상이다. 이화여대, 한양대, 서울시립대는 추석 당일만 전체 휴관하며 나머지 기간에는 마찬가지로 열람실 이용이 가능하다.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강남, 노량진 등 학원가에서도 연휴 기간 수강생 대상으로 자습실을 개방한다. 파고다어학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석 당일(4일)을 제외한 3~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강남, 종로, 신촌과 인천, 부산 등 전국 7개 지점에서 명절 대피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해커스 어학원 역시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연휴 기간 자습실(오전 9시~오후 6시)을 개방한다. YBM어학원(신촌)도 추석날을 제외하고 3~9일 자습실(오전 9시~오후 5시30분)을 오픈한다. YBM종로와 강남 지점에서는 연휴 기간 4~5일짜리 토익 단기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무원, 경찰, 교원 임용 대비 학원이 포진해 있는 노량진 학원가도 대부분 자습실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학원, 과목별로 상이하지만 대부분 추석 당일엔 휴강한다. 박문각 학원의 경우 노량진 일대 3개동에 500여 명 규모 자습실을 연휴 당일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오전 8시~오후 7시)을 개방한다. 같은 기간 해커스 공무원(오전 9시~오후 7시), 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오전 6시~오후 10시) 역시 자습실을 운영한다.
취준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룸 역시 명절 대피소로 꼽힌다. 윙스터디(강남점)은 4~6일 단축 영업(오전 10시~오후 9시)을 하며 나머지 기간 정상 운영한다. 토즈는 전국 21개 지점에서 1~9일 연휴 기간 인당 이용료 1만5000원만 내면 전일 사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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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5일 동안 자습 스터디 모집합니다. 빡공(빡세게 공부)할 분만 지원해주세요."
취업준비생 구모 씨(26)는 취업 관련 네이버 카페에 '번개 스터디' 모집 글을 올렸다. 명절 연휴가 다가오자 지난 연휴 가족모임 때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친척들은 1년째 구직 중인 구 씨에게 "취업은 했니?", "어디에 지원했지?" 등 듣기 싫은 질문을 퍼부었다.
구 씨는 "같은 처지인 사람들끼리 모여서 공부하는 게 스트레스도 안 받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며 "이번 연휴가 길지만 고향을 찾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3일 네이버 취업 및 공기업 준비 사이트 '스펙업', 공준모(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번개 스터디를 모집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연휴 이후 하반기 신입사원 필기, 면접시험 등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추석 기간 공부 시간을 뺏기거나 나태해질까봐 서두르는 모양새다.
오는 14일 LG그룹, 국민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을 시작으로 포스코(15일) 롯데(21일) 삼성 CJ(이상 22일) 등 주요 기업이 직무적성검사 시험을 진행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이달 말까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금융권 공기업 9개사 및 생활안전분야 7·9급 공무원 시험 등이 예정돼 있다. 취준생으로선 황금 연휴를 마냥 손 놓고 보낼 수 없는 처지다.
연휴 때 '듣기 싫은 말' 때문에 가족모임을 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달 21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및 취업 준비생 289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추석 기간 가장 듣기 힘든 말로 '언제 취업할 거니?'(73.6%)가 꼽혔다. 같은 날 사람인이 구직자 528명을 대상으로 추석 계획을 조사한 결과 '구직활동을 할 것'(64.8%)이라는 답이 1위로 꼽혔다. 추석 연휴가 예년보다 길지만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차라리 공부에 집중하려는 취준생들이 많은 이유다.
구직 활동을 하는 취준생들이 명절을 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서울권 주요 대학은 대부분 연휴 기간 자료 열람실을 제외한 일반 열람실은 개방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추석 당일을 포함한 연휴 기간 일부 열람실을 개방한다. 주로 각 대학 중앙 도서관 내 24시간 연중무휴로 공부할 수 있는 열람실이 개방 대상이다. 이화여대, 한양대, 서울시립대는 추석 당일만 전체 휴관하며 나머지 기간에는 마찬가지로 열람실 이용이 가능하다.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강남, 노량진 등 학원가에서도 연휴 기간 수강생 대상으로 자습실을 개방한다. 파고다어학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석 당일(4일)을 제외한 3~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강남, 종로, 신촌과 인천, 부산 등 전국 7개 지점에서 명절 대피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해커스 어학원 역시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연휴 기간 자습실(오전 9시~오후 6시)을 개방한다. YBM어학원(신촌)도 추석날을 제외하고 3~9일 자습실(오전 9시~오후 5시30분)을 오픈한다. YBM종로와 강남 지점에서는 연휴 기간 4~5일짜리 토익 단기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무원, 경찰, 교원 임용 대비 학원이 포진해 있는 노량진 학원가도 대부분 자습실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학원, 과목별로 상이하지만 대부분 추석 당일엔 휴강한다. 박문각 학원의 경우 노량진 일대 3개동에 500여 명 규모 자습실을 연휴 당일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오전 8시~오후 7시)을 개방한다. 같은 기간 해커스 공무원(오전 9시~오후 7시), 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오전 6시~오후 10시) 역시 자습실을 운영한다.
취준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룸 역시 명절 대피소로 꼽힌다. 윙스터디(강남점)은 4~6일 단축 영업(오전 10시~오후 9시)을 하며 나머지 기간 정상 운영한다. 토즈는 전국 21개 지점에서 1~9일 연휴 기간 인당 이용료 1만5000원만 내면 전일 사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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