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어금니 아빠' 살해·유기·공범·성폭행 등 6대 의혹 풀리나

입력 2017-10-08 15:35  

미궁 속 '어금니 아빠' 6대 의혹
아내 최씨 투신자살 등 연관성도 주목
'얼키고설킨 사건 실마리' 이씨 조사 재개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한 뒤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모(35) 씨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르면 8일 오후 결정된다. 아울러 경찰은 이씨의 시체 유기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 씨를 검거,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면서 베일에 가려졌던 살해 동기와 사건 전후 발생한 아내의 투신자살 등 주변 사건에 대한 의혹이 풀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날 오전 이씨를 경찰서로 범행 동기 등을 추궁했다. 또 이씨의 살해 사실을 알면서도 시신 유기 및 도피를 도운 지인 박씨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딸의 친구인 중학생 A(14)양을 살해한 뒤 이튿날인 10월 1일 시신을 강원도 영월의 한 야산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씨는 이씨가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영월 등으로 도주할 때 이씨와 같은 차로 동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도봉구의 한 빌라에서 살인 및 시신 유기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인 딸(14)과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수면제 과다 복용해 정신이 희미한 이씨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30분 동안 조사를 벌여 시신을 영월 야산에 버렸다는 진술을 확인했다. 경찰은 다음날인 6일 오전 시신을 수습했다.

이어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 중학생 시신을 부검한 결과 끈 등의 도구로 목이 졸린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성폭행 등 다른 피해 흔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목 졸린 흔적'이 이씨를 살인범으로 의심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이씨는 사체 유기만 인정할 뿐 살인은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딸의 친구가 중랑구 망우동 집에 놀러와 자신이 자살하기 위해 준비해놓은 수면제를 잘못 먹어서 사망했고, 이후 시신을 어찌할지 몰라 영월의 야산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되면서 이씨 등에 의한 직접 살인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경찰은 이씨와 함께 이씨의 딸이 함께 살해 등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지난 1일 이씨와 딸이 피해자의 시신이 들어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형 가방을 차에 싣는 장면과, 이씨 부녀가 영월의 한 모텔에 함께 숙박한 CCTV 장면 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10여 년 전 '어금니 아빠'로 여론의 이목을 샀던 인물이다. 이씨는 소위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소병을 앓고 있다. 거대 백악종은 얼굴 뼈가 계속 자라는 희소병이다. 이씨가 2003년 결혼한 아내 최모(32) 씨 사이에 낳은 딸도 유전적으로 거대 백악종을 안고 태어났고, 그 딸을 극진히 돌봐왔다는 사연이 2006년 TV 전파를 타며 유명세를 치렀다. 거듭된 수술로 이씨 치아에 어금니만 남아 '어금니 아빠'라는 애칭을 얻었다.

방송 이후 전국적인 성금 운동이 전개됐다. 이씨도 자신을 '어금니 아빠'라고 소개하며 딸 치료비 모금 명목의 홈페이지를 열기도 했다. 이후 국토 대장정 및 책 출간 등을 통해 딸의 수술비 마련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및 시애틀 한인타운에서 딸이 좋아한다는 만화 캐릭터 '짱구' 가면을 쓰고 모금 전단을 직접 배포해 다시 주목 받았다.

그러나 10여년 만에 이씨는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 후 유기한 용의자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풀어야할 의혹은 더 남아있다. 이씨의 아내 최씨가 지난달 5일 망우동 집에서 투신자살한 배경이 이번 살인 사건과 연관이 있는지 여부다.

더군다나 최씨는 그간 이씨의 모친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성으로부터 2009년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당했다고 강원 영월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가 미국 등지에 모금을 간 사이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별개로 이씨가 최씨를 과거 수차례 폭행했고, 최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경찰이 이미 내사 중이었다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여중생 살해 및 유기 동기, ▲이씨 딸의 시신 유기 가담 여부, ▲지인 박씨가 이를 도운 이유, ▲이씨의 아내 최씨에 대한 폭행과 최씨의 투신 자살 배경, ▲최씨의 성폭행 피해 사실, ▲이씨와 딸이 함께 수면제를 복용해 자살을 시도한 이유 등 6가지 의혹이 일련의 사건에 연관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이씨의 상대로 강도높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 아직 수면제 복용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않은 이씨의 중학생 딸이 회복하는 대로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경찰서 조사실에 나온 이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가', '딸과 사체 유기를 함께 했는가' 등의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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